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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부터 펼쳐지는 열정적인 루체른 카니발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4 06:00

수정 2020.01.24 06:00

루체른 카니발 /사진=스위스 관광청
루체른 카니발 /사진=스위스 관광청


[파이낸셜뉴스] 자뭇 진지하고 신비스러우면서도 역사적인 모습을 갖춘 루체른 카니발은 단순한 민속을 어떻게 계승해 나가는지, 어떻게 보다 수준 높은 문화를 지역 주민과 공유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오락적인 형태로 역사적인 장면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스위스 루체른 카니발은 현대에서도 환영 받는 전통 풍습으로 자리잡았다.

24일 스위스관광청에 따르면 루체른의 카니발은 날짜별로 특별한 프로그램을 갖고있는데 큰 특징이 있다. 전통이 긴 만큼 축제의 형식도 굳게 자리잡은 것이다.

18세기 중반 경 프리치(Fritschi)가의 한 부부가 유모, 어릿광대, 농부들과 신나게 어울렸던 것이 이 퍼레이드의 기원이 되었다. 몇명의 음악가들도 함께 어울리면서 프리치 부부는 신나게 춤을 추게 되었다.
19세기 초반이 되자 빨강 노랑 종이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사륜마차에 이 모든 사람들의 모형을 싣고 거리를 행진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재의 수요일 전 주 목요일이 되면 화려한 꽃장식의 웨건을 몰고 나와 군중들에게 오렌지를 던져대는 풍습으로 그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다. 카펠플라츠(Kapellplatz) 광장에서 새벽 5시부터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루체른에서 열리는 카니발 퍼레이드는 세계 1차 대전이 있기 직전까지 유지되었던 가장 오래된 “교육적인” 행렬이었다. 1927년 몇몇 야심찬 카니발 팬들이 새로운 길드를 창립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베이 길드(Wey Guild)라는 이름의 이 조직은 사순절 전 월요일에 새로운 퍼레이드를 만들어냈다. 루체른에서 벌어졌던 정치적인 이슈나 사건들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재미난 특징이다. 목요일 및 월요일 퍼레이드는 매년 경쟁적으로 성장하며 1951년에는 루체른 카니발 협회를 결성하기에 이른다.

오늘날 두 개의 퍼레이드는 실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으나, 목요일 퍼레이드에는 프리치 웨건이 퍼레이드를 장식하고, 월요일 퍼레이드에서는 개구리 모양의 장식 수레가 퍼레이드를 이끄는 것이 특징이다.

2월 20일, 목요일 새벽 5시, 프리치씨와 그의 경비들이 시청사의 창문을 열고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축제의 시작을 크게 알린다.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는 바인마르크트(Weinmarkt) 광장에서 수백명의 카니발 음악인들과 밴드들이 드럼을 치며 구시가를 거닌다. 2시가 되면 커다란 밴드와 재미난 복장을 한 무리들이 퍼레이드를 시작한다. 특이한 복장과 해학적인 행동들에 볼거리가 가득하다. 퍼레이드가 끝나면 모든 참가자들은 도시의 곳곳과 레스토랑, 오래된 건물과 분수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시끌벅적한 축제의 장을 연다. 구시가 곳곳의 광장과 예수회 교회에서는 콘서트도 열린다.

2월 24일, 월요일에는 또 한번의 커다란 퍼레이드가 예정되어 있다. 역시 아침 5시 30분부터 시작되는 바쁜 일정이다. 이 새벽부터 거리를 쏘다니는 퍼레이드 행렬이 있으니, 루체른 사람들, 축제에 정말 열정이다. 본격적인 퍼레이드는 오후 2시에 시작한다. 역시 웅장한 밴드와 카니발 복장의 휘황 찬란한 사람들이 한 데 어울려 거리를 활보한다. 새벽 1시까지 온 동네가 시끌벅적하다.

2월 25일, 화요일은 어린이를 위한 날. 오후 2시 30분부터 어린이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장난끼 가득한 어린이들을 위한 잔치다. 아이들의 꺄르륵대는 웃음 소리가 구시가에 울려 퍼진다.
저녁 7시 30분이 되면 루체른 카니발은 대규모 퍼레이드와 음악제로 그 막을 내린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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