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머리에 청색빛 비추니 공간 기억 능력 향상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1 13:41

수정 2020.01.21 13:41

허원도 교수 연구팀은 쥐 머리에 청색 빛을 비춰주면 뇌세포 내부의 칼슘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허원도 교수 연구팀은 쥐 머리에 청색 빛을 비춰주면 뇌세포 내부의 칼슘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수술 없이 청색 빛을 머리에 비춰 공간 기억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사회성 뇌과학 그룹 허원도 초빙연구위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신희섭 단장, 이상규 연구위원 연구팀은 머리에 빛을 비춰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해 공간 기억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허원도 교수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세포에 빛을 비춰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옵토스팀원'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세포가 제 기능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적절하게 조절돼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옵토스팀원 기술을 발전시켜 빛에 대한 민감도를 55배 증가시킨 '몬스팀원' 기술을 개발, 수술 없이 머리에 빛만 비춰도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 증가를 가능하게 했다.

수술 없이 살아있는 쥐 머리에 손전등 강도(1mW/mm)의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가 증가하고, 공간 기억 능력이 향상됨을 밝혔다.

연구팀은 머리뼈 근처 뇌 피질뿐만 아니라 뇌 깊숙하게 위치한 해마와 시상에 위치한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 증가를 관찰했다. 또한 몬스팀원 기술을 이용해 살아있는 쥐의 전대상 피질의 흥분성 신경 세포의 칼슘 농도를 조절하고, 공간 공포 행동 실험을 진행했다.

대조군과 실험군 쥐를 각각 준비한 뒤, 실험군 쥐에 몬스팀원 기술을 적용했다. 그 후 공포감이 느껴지는 공간에 쥐를 놓았더니, 실험군 쥐가 대조군 쥐에 비해 공포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을 관찰했다.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가 증가하면 공간 기억 능력이 향상됨을 밝혔다.

몬스팀원 기술을 이용하면 빛 자극으로 쥐의 생리현상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뇌신경세포의 칼슘 농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은 향후 세포 수준에서 개체 수준까지 칼슘의 역할이나 칼슘에 의한 신경행동적 변화를 규명하는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원도 교수는 "몬스팀원 기술이 뇌세포 칼슘 연구, 뇌인지 과학 연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월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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