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경제 거인’ 떠나는 길, 두 아들이 배웅… 고향 울산에 잠들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2 19:07

수정 2020.01.22 19:07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영결식
그룹 임원 등 모든 임직원들
롯데월드타워서 마지막 인사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이 2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치러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장남 신정열씨가 영정을 들고,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는 명패를 들고 있다. 그 뒤로 고인의 자녀인 신동빈 회장, 신영자 전 이사장, 신동주 전 부회장(왼쪽부터)이 뒤따르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이 2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치러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장남 신정열씨가 영정을 들고,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는 명패를 들고 있다. 그 뒤로 고인의 자녀인 신동빈 회장, 신영자 전 이사장, 신동주 전 부회장(왼쪽부터)이 뒤따르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지난 19일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이 22일 고인의 염원이 담긴 서울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에서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비롯한 일가족과 그룹 임원진 등 14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운구차량은 오전 6시30분쯤 롯데월드몰에 도착했다. 신 전 부회장의 장남 신정열씨가 영정사진을 들었고,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가 명패를 들었다.

이날 추모식에선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 전 총리는 "모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 땅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명예 장례위원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해외에서 전해온 추도문에서 "창업주께선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견인한 거목이셨다"며 "전쟁의 폐허 위에서 국가재건을 위해 몸부림치던 시절 국가의 부름을 받고 나섰다. 부디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차량은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돌고 고향인 울산 울주군으로 향했다. 전 임직원이 도열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고인은 울주군 선영에 안치됐다. 신 명예회장의 부친 역시 이곳에 묻혔다.

신 명예회장이 태어난 둔기마을은 1970년 대암댐 건설로 수몰됐다. 고인은 이후 댐 인근에 롯데그룹 별장을 지어 해마다 5월 초 고향 사람들을 불러 잔치를 열었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재계 창업 1세대는 모두 세상을 등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신 명예회장은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5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1948년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 ㈜롯데를 창업, 종합제과업체로 키워냈다. 몇 차례 역경도 있었으나 껌사업이 자리 잡은 뒤 성공 가도를 달렸다.

한일협정 뒤인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한국에 들어와 자본금 3000만원을 들여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이후 다른 분야 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확장을 거듭해 롯데를 식품·유통·관광·화학 등 9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초대형 그룹사로 키워냈다. 롯데는 2019년 기준 매출 100조원의 재계 서열 5위 기업이다.

신 명예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후손들은 한마음으로 배웅했다. 신 명예회장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 등이 있다.


경영권 분쟁으로 갈등을 빚었던 두 아들은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논의했다. 신 명예회장의 친동생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은 빈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두 아들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 빈소를 지켰다.
법정다툼을 벌이며 한때 소원한 관계였던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도 빈소를 찾았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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