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얇고 가볍고 유연한 CIGS 태양전지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6 13:10

수정 2020.01.26 13:09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폴리머 기판 유연 CIGS 박막 태양전지.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폴리머 기판 유연 CIGS 박막 태양전지.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가볍고 유연한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개발에 성공했다. 이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적은 소재를 사용하고 간단한 공정으로 만들 수 있으며 화학적으로 안정적이고 내구성도 높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고분자(폴리머) 기판 유연 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 화합물) 박막 태양전지의 효율 향상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CIGS 박막태양전지는 태양광 효율이 20.4%로 세계 최고 효율인 스위스 EMPA의 20.8%에 근접한 수치다.

에너지기술연구원 김기환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초경량 유연 CIGS 박막태양전지의 고효율화를 위한 표준 공정을 확립한 계기로 평가되며, 유연 CIGS 박막 태양전지의 핵심소재 및 공정에 대한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대면적 고속 CIGS 박막 태양전지 제조 기술, 초경량 유연 박막 태양전지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술 고도화, 건물 외벽 및 지붕재에 설치 가능한 초경량 유연 고성능 박막 태양광 모듈 제조 기술 등의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존 유리 기판에 붙일때 사용하는 고온 성막 기술은 기판의 가열 온도가 섭씨 550℃ 이상으로 높아 녹는 점이 낮은 폴리머 기판 적용에는 활용하기 어렵고 효율도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연구진은 기판에 붙일때 온도를 낮추면서도 태양광 효율을 20.4%로 유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 연구진은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알칼리 원소(나트륨, 칼륨)를 폴리머에 주입하는 외부 알칼리 주입 기술을 접목해 효율 극대화를 이뤄냈다. 특히, 최첨단 분석법을 이용해 나노스케일 수준에서 CIGS 소재의 특성과 함께 외부 알칼리 주입의 효율 향상 메커니즘까지 밝혀냈다.

윤재호 책임연구원은 "개발된 기술을 통해 신규 고부가가치 태양전지 제품 생산과 차세대 응용 분야를 창출해 도심 태양광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에 게재됐다.

한편, 최근 실리콘 태양광 모듈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CIGS 박막 태양전지의 기술 개발 방향은 건축물 일체형 태양광으로 대표되는 도심형 친환경에너지원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연구방향도 딱딱하고 무거운 유리(glass) 기판을 이용하는 전통적인 CIGS 박막 태양전지에서 초경량 유연 기판을 적용해 효율은 유지하면서도 응용성을 극대화하는 연구로 변화하고 있다.
CIGS 박막태양전지는 일본과 유럽 중심의 소수 연구그룹만이 기술을 보유하거나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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