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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막아야"...문 대통령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 지시, 홍 부총리 "예비비 투입"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7 16:51

수정 2020.01.27 16:5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과 관련해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중국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의 경우, 전수조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2차 감염을 통한 사태 악화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군 의료 인력도 필요하면 투입하고, 군 시설까지도 활용을 해 모든 부분에 대비하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우한 폐렴의 국내 확산 저지를 위해 예비비까지 동원한다. 우한 폐렴 확진자가 네 명으로 늘어나자 비상 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정했다. 지난 2002~2003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사스), 2012년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거시경제에 미쳤던 악영향을 감안했을 때, 적극적인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했다. 제1·2차관과 차관보, 국제경제관리관, 예산실장 등 기획재정부 내 주요 간부들이 이 회의에 참석했다.

정부는 이미 확보된 예산을 방역·검역·치료 등에 먼저 투입하고, 예산이 부족할 경우에는 예비비를 편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충분하고 신속한 예산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판단에 따르면 우한 폐렴 사태가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홍 부총리는 "국내 확산 상황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반면 금융시장은 이미 우한 폐렴 사태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우한 폐렴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직전인 20일과 비교하면 이날(오전 12시 기준)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3.9% △홍콩 항셍지수 -2.9% △일본 니케이지수 -3.0% △미국 다우지수 -1.2% 등의 낙폭을 보였다. 미국 국채(10년물) 금리도 0.14%포인트 하락했다. 홍 부총리는 "시장 불안이 확대되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맨 왼쪽)이 2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맨 왼쪽)이 2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는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축으로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는 김용범 제1차관 주재로 열리며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이 유기적으로 참여한다.

이날 김 제1차관은 홍 부총리가 주재한 '긴급 간부회의'를 마친 뒤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중국 춘절을 맞아 대규모로 이동하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생겼다"며 "여행업계를 통한 예방 및 대처 안내, 출입국 기록 공유 등 관계 부처간 협조체계를 지속·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이날 오후 외자운용원장, 조사국장, 금융안정국장 등을 한데 모아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총재는 "우한 폐렴의 전개 상황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며 "경계감을 가지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오후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관련 금융시장 점검을 위한 내부 회의를 개최했다.
은 위원장은 "국내 확산 정도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시장안정 조치, 피해 분야에 대한 지원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김호연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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