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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국내 채권 금리에 미 통화정책 영향력 커졌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30 13:48

수정 2020.01.30 13:48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채권금리에 대한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력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한국은행 권용오 과장 등 한은 국제금융연구팀은 '조사통계월보 : 미국 통화정책이 국내 채권 및 외환스왑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금융위기 이전에는 미국 통화정책 충격과 국내금리 간의 관계가 유의하지 않았으나, 위기 이후 뚜렷한 양의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 통화정책 충격은 금리결정이나 발표문, 기자회견 등을 포함한 미 통화정책 중 시장이 예측하지 못한 부분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지난 2001년 1월~2019년 3월 중 미국 통화정책이 국내 금리 및 스왑레이트에 미친 영향을 사건연구 방식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금융위기 이후(2009∼2019년 3월) 예상치 못한 미국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국고채 1년물 금리는 0.18%포인트, 3년물은 0.22%포인트, 5년물은 0.2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따른 충격이 기간프리미엄을 통해 국내 중·장기금리에 미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왑레이트(특정 통화의 현물환율과 선물환율의 차이)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미국 통화정책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이후에는 유의미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는 "이론적으로 대외부문의 충격은 국내금리의 변화 또는 스왑레이트의 변화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파될 수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국내 채권시장의 글로벌 통합이 강화되면서 대외부문의 충격에 국내 금리가 더 민감하게 반응함에 따라 스왑레이트의 민감도는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내금리에 대한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괄과는 국내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및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적절한 거시건정성 정책으로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을 완화할 경우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 감소를 통해 국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보고서는 "미국 통화정책 충격에 대한 스왑레이트의 민감도 약화는 금융위기 이후의 대외건전성 개선, 경상수지 흑자 기조 등에 따른 외환수급여건 개선에 기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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