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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日 유람선 신종 코로나 감염자 급증, ‘전염병 유람선’ 공포 확산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7 15:59

수정 2020.02.07 15:59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7일 일본 요코하마 항구에 정박해 있다. 로이터뉴스1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7일 일본 요코하마 항구에 정박해 있다.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일본 요코하마 항구에 격리된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사정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배 안팎의 공포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창문없는 선실에 갇힌 승객들은 SNS를 통해 감염이 퍼지고 있지만 도망갈 수 없다고 호소했고 일반 시민들은 문제의 배가 바이러스 확산의 부추길 수 있다며 불안한 모습이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7일 발표에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가운데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환자가 6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환자의 국적을 살펴보면 일본 28명, 미국 11명, 호주 7명, 캐나다 7명, 홍콩 3명, 아르헨티나 1명, 영국 1명, 타이완 1명, 필리핀 1명, 뉴질랜드 1명이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도 9명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나 아직 확진자 명단에는 오르지 않았다.

■감염자 급증해도 속수무책
배수량 11만5875t의 영국 국적 크루즈 유람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지난 1월 20일 요코하마에서 승객 2666명과 승무원 1045명을 합해 3711명을 태운 채 출항했으며 가고시마와 홍콩, 베트남, 대만, 오키나와를 거쳐 이달 4일 요코하마로 귀환하는 일정이었다. 홍콩 당국은 이달 2일 발표에서 해당 선박에 탑승했다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80대 환자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고 일본 정부는 3일 밤에 요코하마에 도착한 유람선을 일단 격리시켰다. 일본 정부는 3000명이 넘는 승객들을 잠복기(2주)가 끝날 때가지 객실에 머무르게 한 뒤 신종 코로나 증상이 있는 273명을 상대로 검사를 진행했고 확진자 숫자는 처음 10명에서 계속해서 늘어났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람선에 남은 승객들의 생활이 사실상 감금에 가깝다고 전했다. 해당 선박의 객실은 1337개이며 넓이는 약 14㎡ 수준이다. 유람선측은 승객들이 선실 밖에 나오지 못하게 막으면서 식량과 생필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가장 저렴한 저층부 객실에 머무는 승객들은 창문도 없는 방에서 2주일을 보내야 한다. NYT에 의하면 승객 중 한명은 자신의 트위터에다 "근처 방에서 외국인의 고통스러운 기침소리가 들려온다. 나도 오늘이나 내일쯤 감염될 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관계자에 의하면 유람선 측은 창이 없는 저층부 객실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씌워서 잠깐이라도 바깥바람을 쐬도록 해달라고 일본 정부와 협상에 나섰다.

■감염 경로 불확실, 추가 감염 공포
유람선 내 공포는 신종 코로나 감염 경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으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7일 보도에서 유람선 감염자들의 감염 경로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80대 탑승객과 홍콩에서 단체 버스 관광을 했던 유람선 탑승객은 36명으로 이중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2명뿐이다. 결과적으로 나머지 감염자들은 홍콩 탑승객을 기점으로 2차로 감염됐거나 다른 감염원에 노출된 셈이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감염경로는 오리무중이다.

감염 공포는 유람선 밖에서도 커지고 있다. NYT는 오키나와현 나하시의 방역 관계자를 인용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지난 2일 오키나와에 도착했고 2600명의 승객들이 최소 몇 시간동안 상륙해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며 이 가운데 13명이 배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이처럼 공포가 커지는 와중에도 상황을 축소하려는 모습이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은 7일 발표에서 유람선 감염자를 일본 내 감염자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가토 후생상은 유람선 감염자가 "일본 상륙전에 발생한 것"이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이 같은 분류를 인정해 유람선 감염자를 '기타' 지역 감염자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까지 일본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유람선 61명을 포함할 경우 86명으로 집계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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