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글로벌 M&A를 통한 스타트업 활성화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9 16:46

수정 2020.02.09 16:46

[특별기고] 글로벌 M&A를 통한 스타트업 활성화
관광산업에도 최근 벤처창업이 활성화돼 가고 있어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4조원대 인수합병(M&A) 투자사례로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사의 국내 배달의민족 투자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내 벤처기업이 창업 후 기업공개까지 걸리는 기간은 2018년 기준 약 14년이다. 이는 5년이 채 되지 않는 미국이나 심지어 중국에 비교하면 매우 긴 기간이다. 미국에서는 2018년 기준 투자액 약 150조원 중 44.5%인 약 56조원이 M&A를 통해 이뤄졌다. 이를 통해 다시 새로운 창업과 투자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M&A 시장이 2.5%에 불과한 한국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투자유입은 이례적인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제는 산업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위해 M&A가 필수적이다.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보더라도 정부의 금전지원 정책보다도 더욱 효과적인 것은 M&A를 통한 성공적인 엑시트 선례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사업이 확장될수록 무리하게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보다는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기업에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매각은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19년 국내 스타트업의 대형 M&A 사례로는 글로벌 뷰티그룹 에스티로더가 닥터자르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해브앤비를 1조원 넘는 규모에 인수했고, 예비유니콘 기업의 하나인 숙박 애플리케이션 '여기어때'가 영국 CVC 캐피털에 매각됐다. 그리고 한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수아랩이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 코그넥스에 매각됐다. 특히 수아랩의 매각가는 1억9500만달러(약 2300억원)로, 국내 기술분야 스타트업의 해외기업 대규모 M&A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가 M&A 활성화를 통한 벤처·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대통령 주재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2020년 경제정책 방향으로 벤처산업 활성화를 위한 'M&A 활성화 등을 통해 회수·재투자 촉진'과 '혁신창업 기업의 판로 개척 및 해외진출 지원' 등을 제시했다. 산업부도 지난해 국감에서 유니콘기업 육성을 위한 스케일업 정책을 시행하고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정부의 노력은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M&A가 갖는 중요성을 인식한 데서 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은 국내 스타트업이 자력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사례에서도 보듯 국내에서는 이미 1조원 넘는 유니콘 기업으로서 손꼽히는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일본 등 해외진출에 번번이 실패해 왔고, 이번 M&A도 그런 한계를 극복하는 노력 중 하나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역량 있는 글로벌 4차산업 기업의 기술력과 자본은 한 묶음으로 움직여야 성공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봐야 한다. 또한 새로운 수요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분야에서는 전통적 사업분야에서 종종 제기됐던 독과점 논란보다는 글로벌한 연계와 이를 위한 혁신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글로벌 M&A 시장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최문용 청운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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