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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볼보 합병 추진… 中 첫 글로벌 메이커 연내 출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1 17:59

수정 2020.02.11 17:59

합병사 홍콩·스톡홀름 증시 상장
자율주행차·전기차 개발비 절감
영업익 2배·매출 3배 증가 전망
스웨덴 볼보 자동차와 중국 지리 자동차가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10년전 볼보를 사들인 리슈푸 지리 회장이 마침내 합병을 결심한데 따른 것이다.

합병사는 홍콩증시에 상장하고, 스톡홀름 증시에도 2차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 가운데 사상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움직이는 다국적 자동차 업체가 탄생하게 됐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볼보는 이날 양사간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연말까지 합병사를 출범시키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안전의 대명사 격인 볼보는 리슈푸 지리 회장이 2010년 미국 포드로부터 인수했지만 지금껏 합병은 하지 않고, 독자 브랜드로 움직이도록 해왔다.

대신 볼보와 합작으로 전기자동차 업체 폴스타, 스타트업 자동차 업체 링크를 설립했고, 기술개발·생산도 독자적으로 진행해왔다. 폴스타의 경우 본사는 볼보 본사가 있는 스웨덴 예테보리에 있지만 생산은 중국 청두에서 해왔다.

독자 생존은 그러나 이산화탄소(CO2)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따른 전기자동차 개발, 자율주행차 개발 등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는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흐름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져왔다.

이탈리아·미국 합작 자동차업체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프랑스 푸조 모기업인 PSA와 합병을 추진하는 등 자동차 업체들은 합종연횡으로 상황을 돌파하고 있다. 매출 감소 속에 막대한 투자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자동차 업계의 이같은 자구책이 일반화하는 가운데 지리와 볼보간 합병이 추진되는 셈이다.

리 회장은 영국 스포츠자동차 업체 로터스, 영국 택시인 블랙캡 제조업체 LEVC, 말레이시아 프로톤은 지리에 합병시켰지만 볼보는 독자적으로 움직이도록 해왔다.
그렇지만 볼보 모델 전면 혁신에 80억달러를 투입해 자금사정이 악화하자 리 회장이 마침내 공동 부품과 기술을 통해 자율주행차·전기차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한 합병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번스타인 홍콩의 로빈 주 애널리스트는 합병이 성사되면 지리는 '글로벌 기업'이 된다면서 영업이익은 2배, 연 매출은 3배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지리, 볼보, 링크가 한 회사로 상장되면 이 상장사는 중국의 유일무이한 첫번째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된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