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공장 다시 도는데..톈진만 "문열지 말라" [코로나19 비상]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3 17:59

수정 2020.02.13 17:59

국내외 기업 3주 넘게 셧다운
재가동 안되는 공식 사유도 없이
"환자 나오면 공장장 구속" 엄포
삼성·LG 생산 멈춰 피해 눈덩이
中 공장 다시 도는데..톈진만 "문열지 말라" [코로나19 비상]
중국 톈진시가 현지 생산공장을 둔 국내외 기업들에 구체적인 사유를 알려주지 않은 채 장기간 공장 가동을 중단시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톈진시에 밀집한 전자·항공·차량 등 다수의 기업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지만, 톈진시는 공장을 재가동할 경우 "공장장을 구속하겠다"는 등 엄포를 놓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감염증의 진원지인 우한시 및 후베이성을 제외하고, 중국 대부분 시와 성에서 공장 재가동이 승인됐다.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기간(1월 24일~2월 2일)을 7일 연장해 현지 공장들의 가동이 장기간 중단돼온 만큼 재가동을 통해 업체들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톈진시의 상황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생산공장 가동을 엄격하게 막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 중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모비스, 위니아대우 등이 톈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지만 모두 정상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공장들에선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TV, 차량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업체들은 지난 10일 톈진시에 공장 재가동 관련 승인을 요청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기업의 고위관계자는 "월요일(10일) 현지 위생과 공무원들이 공장을 방문해 허가 없이 공장을 돌리다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할 경우 공장장을 구속하겠다는 말까지 했다"면서 "공장을 중단하고 있는지만 확인한 채 그냥 돌아갔다"고 전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톈진시가) 재가동 승인이 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얘기를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때문에 춘제 이후 최대 3주 이상 공장이 가동 중단되면서 발생하고 있는 생산 차질과 인력 및 부대비용들은 현지의 국내 기업들이 고스란히 감수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 자동차기업인 도요타와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 유럽 최대 항공기제조사 에어버스 등 해외 기업들도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톈진시가 엄격하게 공장 가동을 통제하자 정부도 상황 파악에 나섰지만 뚜렷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톈진시도 당초 10일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갑자기 방침이 뒤바뀐 것으로 안다"면서 "톈진시 관계자들과 지속 접촉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유를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국내외 기업들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재가동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현대모비스(17일), 삼성전자(19일) 등은 다음주부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공장을 돌릴 것으로 계획은 했지만 톈진시와 협의를 했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시에서도 (재가동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계획이 미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톈진시가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과 인접해 있는 데다, 이 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이번 가동중단 사태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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