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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전력 소모 1만배 적은 트랜지스터 개발

KAIST 물리학과 조성재(오른쪽) 교수와 김성호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KAIST 제공
KAIST 물리학과 조성재(오른쪽) 교수와 김성호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KAIST는 물리학과 조성재 교수 연구팀이 기존 금속 산화물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 대비 작동전력 소모량이 10배 이상, 대기전력 소모량이 1만배 가까이 적은 저전력, 고속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조 교수 연구팀이 적은 전력소모와 고속 작동을 위한 높은 작동 상태 전류를 단일 트랜지스터에서 동시에 달성한 것이다. 이는 유례없는 일로 2차원 물질 기반의 저전력 트랜지스터가 궁극적으로 기존 트랜지스터를 대체하고 미래의 저전력 대체 트랜지스터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조 교수 연구팀은 2차원 물질인 흑린의 두께에 따라 밴드갭이 변하는 독특한 성질을 이용해 두 물질의 접합이 아닌 단일 물질의 두께 차이에 의한 이종접합 터널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단일 물질의 이종접합을 터널 트랜지스터에 활용하면 서로 다른 물질로 제작한 이종접합 트랜지스터에서 발생했던 격자 불균형, 결함, 계면 산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고성능 터널 트랜지스터의 개발이 가능하다.

조성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어떤 트랜지스터보다 저전력, 고속으로 작동해 실리콘 기반의 CMOS 트랜지스터를 대체할 수 있는 저전력 소자의 필요충분조건을 최초로 만족시킨 개발"이라며 "대한민국 비메모리 산업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기초 반도체 물리학 및 산업 응용에 큰 의의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반도체신소자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성호 연구원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1월 27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무어 법칙에 따른 트랜지스터 소형화 및 집적도 증가는 현대의 정보화 기술을 가능하게 했지만 최근 트랜지스터의 소형화가 양자역학적 한계에 다다르면서 전력 소모가 급격히 증가해 이제는 무어 법칙에 따라 트랜지스터 소형화가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의 등장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전력,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기술 발달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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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