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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뚫린 TK 속수무책...확진자 증가, 부·울·경 '초긴장'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0 15:45

수정 2020.02.20 18:13

대구, 경북 코로나 감염병 확진자 급속증가
현대자동차,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동산병원 방문자 14일 자가격리 조치




대구에서 신종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19일 격리 치료를 받기 위해 경북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대구에서 신종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19일 격리 치료를 받기 위해 경북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구· 울산=김장욱·최수상 기자】 대구에 이어 상주, 경산, 포항까지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대구·경북 내 지역사회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접한 울산과 경남, 부산지역도 지역전파 차단을 위해 총력태세에 돌입했지만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대기업 생산공장이 몰려 있는 울산은 대구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노동자들이 많아 긴장 수위가 다른 지역보다 높아지고 있다. 부산 경남 지역도 코로나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지자체장들을 중심으로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는 등 경북 경남 지역전체가 코로나발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 빠르게 확산되는 감염 확진자..지역경제 날벼락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4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총 82명의 국내 환자 중 59.7%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31번째 환자가 방문했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만 38명이다.
이에따라 지역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상인과 손님들로 북적이던 전국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 상가는 썰렁하기만 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서문시장과 부속 2층 상가를 찾았지만 첫눈에 보이는 것은 굳게 닫힌 상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입점 상가의 절반 정도가 문을 열었지만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가 관계자들만 삼삼오오 모여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찾아보는 등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 옷을 취급하고 있는 정모씨(50)는 "20년째 상가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힘든 경우는 처음"이라며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상가 전체가 거의 초토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구시에서 시민들의 외출 자제 얘기까지 나오면서 찾아오는 손님이 거의 없다"며 "이 상황이 하루빨리 마무리되길 기원한다"고 걱정했다.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 거리는 텅텅 비어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항상 사람들로 북적였던 대구백화점 앞 광장 주변에는 시간대와 상관 없이 매장 종업원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가짜 뉴스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사태가 장기화 될 것에 대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확진자 가족이 근무했으며, 확진자가 대구지역 백화점 대부분을 돌아다녔다는 '가짜 뉴스'가 퍼지면서 백화점은 한때 초비상에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20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20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코앞까지 접근한 코로나19에 울산 초긴장
상황이 긴박해지자 이들 지역과 인접한 울산시도 방역대책반과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울산시는 전날 '슈퍼전파자'로 불리는 대구 31번 확진자가 방문한 새로난한방병원의 직원 20대 여성 1명이 확인돼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며 현재까지 울산지역에서의 확진자는 없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그렇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역 내 확진자의 접촉자가 발생할 경우,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즉시 환자 후송, 자가격리, 시설 방역, 상황 공유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타 지역에서 들어오는 경우 열화상카메라로 발열체크가 가능한 KTX울산역 등 5개 관문만을 통해서만 진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학가도 비상이 걸렸다. 울산대학교의 경우 전체 학생 2900명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거주자가 300여 명에 달한다.

앞서 지역 거점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은 지난 19일 오후부터 면회객 전면 통제에 들어갔다.

20일 열화상카메라가 설치된 KTX울산역에 열차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들어오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 코로나19 감염자 확산에 따라 울산시는 역과 버스터미널 등 지역 관문 5곳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해 발열자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20일 열화상카메라가 설치된 KTX울산역에 열차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들어오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 코로나19 감염자 확산에 따라 울산시는 역과 버스터미널 등 지역 관문 5곳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해 발열자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대형사업장과 SK에너지 석유화학업체가 몰려 있는 울산국가산업단지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차원에서 직원 중 중국, 동남아 여행자 격리조치부터부터 전 출입자 발열체크, 심지어 직원들의 단체 자원봉사활동까지 금지하는 등 모든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3만 여명이 직원이 근무중인 작업장 전역을 모두 방역한데 이어 모든 출입문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해 출입자에 대한 발열체크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31번 확진자 다녀 간 대구의 결혼식장 방문을 했던 직원 1명이 자진 신고하면서 한 때 긴장했지만 검사결과 음성으로 나타나 안도했다. 이 직원은 현재 재택근무 중이다.

■ 부산 경남도 총력 대응 태세
부산과 경남도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모두 4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연접한 밀양·창녕·거창·합천의 방역을 강화하는 등 강도 높게 대응하고 있다..

경남도는 대구·경북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에 대한 임시 숙소 마련 및 연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부산은 해운대백병원, 개금백병원, 양산 부산대병원 등 3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인 환자로 한 때 폐쇄 조치됐다가 3명 모두 모두 '음성'으로 판정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늘면서 부산지역도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는 이날 오거돈 시장 주재로 지역의료 기관장이 참석하는 코로나19 대응 지역의료기관장 대책회의를 열고 지역사회 감염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의료기관의 협조와 역할분담 등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코로나19 유사증세로 자가격리 6명, 능동감시 55명 모두 61명이 보건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
시는 '외부유입 차단'과 '접촉자 관리'에 중점을 뒀던 현재 대응 기조를 지역사회 감염원을 '조기 발견'하고 '조기 치료'하는 것으로 변경하고,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확산 상황에 대비하기로 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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