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봄철 여행주간 당기자던 제주도, 결국 바이러스와의 전쟁 선포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4 13:34

수정 2020.02.24 13:40

코로나19 위기경보 '심각'단계 격상 후속 조치
24시간 특별근무체제·조직정비 비상체제 가동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4일 도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대응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4일 도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대응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제주=좌승훈 기자] 코로나19 ‘청정’지역을 내세우며 정부에 2020년 봄 여행주간(5월30~6월14일 예정) 조기 시행을 건의했던 제주특별자치도가 결국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한 준전시 체제를 선언했다.

지난 20일까지만 하더라도 '확진자 제로' 청정지역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던 제주도다. 하지만 제주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1일과 22일 잇달아 발생하면서 2차 감염 우려가 커지자 도가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비상 방위체제를 발동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4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합동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전시에 준하는 비상방위체제에 돌입한다”며 “도서관을 비롯한 공공시설은 이날부터 임시 휴관할 것이며, 행정조직도 24시간 특별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할 준비를 갖췄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특히 "전국적으로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되는 지금, 더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위기대응 체제로 재편해 정부 방침 이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 한명의 잠재적 전파자도 놓치지 않는다는 각오로 예방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분야별로 가용자원을 파악해 필요한 경우 지체 없이 투입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그동안 제주도는 선제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바이러스 유입으로 지금까지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확진자 발생으로 지역사회에 2차·3차 감염이 일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확진자의 이동 동선과 접촉자를 신속히 파악해 방역조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무리 방역망이 튼튼하다 해도 한 두 명의 방심이 지역사회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 도민 한 분 한 분이 방역의 주체이고, 모든 지역과 기관단체가 방역 당국이어야 한다"며 위생관리 등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상방위체제가 가동되면서 도는 병상과 방역물품(마스크·손소독제·보호복), 역학조사관 등 의료자원들을 사전에 확보하고 지역 확산 방지를 위한 단계별 실행 전략을 점검한다. 아울러 ▷역학조사 ▷의료보호 ▷소독방역 ▷자가격리 ▷항공관리 ▷물자수급 ▷재정지원 ▷민간협력 ▷질서유지 등 실효성 위주 조직으로 근무자를 세부 편성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비상시 곧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도는 보건복지여성국이 통제관으로 최단기간 유증상자의 선별·진단·치료가 이행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지역 확산 방지 실행전략을 이행하기로 했다.

기획조정실은 부서 간 조치사항 등 상황관리 업무에 배치되며, 예비비 등 긴급 재정수요 지원을 담당한다. 도민안전실은 방역 업무의 총괄 조정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화체육대외협력국은 지역사회 감염이 예상되는 다중집합장소인 체육관·도서관 등 공공시설의 현황 정보를 행정시와 공유하며, 특별자치행정국은 자원봉사와 민간단체와 협력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방역체계를 구축한다.


교통항공국과 해양수산국은 비상사태 시 대중교통과 선박운행 제한을 검토한다. 또 감염자 발생에 따른 단계별 대응계획을 통해 구간 운행 제한과 비상 수송수단 투입에 나선다.


한편 도는 코로나19 제주-1번 확진자의 군부대 간부 자녀가 도내 어린이집을 다닌다는 소식이 알려진데 대해 “역학조사에서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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