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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의 사모펀드 참여 벽 높여야" [fn이사람]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5 18:58

수정 2020.02.25 18:58

이동훈 NH헤지자산운용 대표
리스크 관리 중요한 헤지펀드 시장
개인투자자는 시한폭탄과 같아
해외처럼 개인 투자 규제 높여야
"개인투자자들의 사모펀드 참여 벽 높여야" [fn이사람]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사이의 벽은 높아야 한다. 전문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사모펀드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이동훈 NH헤지자산운용 대표(사진)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투자자와 전문투자자의 벽을 구분하지 않아 산업 발전이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 대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헤지펀드라고 볼 수 없다. 개인을 상대로 한 주식형 펀드의 변형"이라면서 "개인들이 사모펀드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NH헤지운용은 기관투자자 대상으로만 투자를 받고 있다.
이 대표가 "국내 유일의 정통 헤지운용사"라고 자부하는 이유다.

NH헤지운용은 NH투자증권의 100% 자회사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부터 자기자본을 운용하는 프롭트레이딩본부를 시작했고, 우수한 프롭트레이딩 성과를 토대로 2016년 8월 헤지펀드본부를 출범시켰다. 이 대표는 NH투자증권의 헤지펀드본부장이었지만 NH헤지운용 설립과 함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LG투자증권 뉴욕현지법인, BNP파리바 홍콩지점, 도이치 투자신탁운용,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 홍콩·도쿄지점 등 해외에서 근무이력만 10년이 넘는다. 해외 운용업계에서 한 풍부한 경험은 이 대표에게 큰 자산이 됐다. 금융선진국에서 쌓은 경험치만큼 국내 헤지펀드 산업에 대한 판단과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 대표의 생각은 확고했다.

이 대표는 "헤지펀드는 절대수익 플레이를 한다. 주식시장이 좋지 못해도 수익을 내야 한다"며 "헤지펀드는 마켓리스크를 핸들링해야 하기에 굉장히 힘든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호돼야 할 개인투자자가 사모펀드 시장에 들어오면 각종 규제가 들어오게 될 수밖에 없다"면서 "헤지펀드는 이런 규제와 간섭 속에서 시장 리스크와 싸워서 이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해외 헤지펀드의 95% 이상은 사모펀드라는 점을 언급하며 "해외는 투자자를 규제하지만 우리나라는 운용자만 규제한다. 사모펀드 산업 발전으로 갈 수가 없다"면서 "국내시장에서 투자자 규제를 높여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공모펀드는 조기축구회이고, 사모펀드는 프리미어리그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프리미어리그에 해당하는 사모펀드가 발전해야 담 너머 시장인 공모펀드 시장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사모펀드 시장에 리테일(개인투자자)이 넘어오면 사모펀드 시장 사고가 터진 후 결국 후퇴하게 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금융후진국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NH헤지운용은 7000억원 규모의 'NH앱솔루트리턴펀드'와 600억원 규모의 'NH Pre-IPO 메자닌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NH앱솔루트리턴펀드'는 국내 헤지펀드 중 단일펀드로는 가장 크다.
NH헤지운용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의 투자유치를 노리고 있다. NH헤지운용은 이 펀드를 1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시켜 해외 기관투자자와 패밀리오피스 등으로부터 투자받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 싱가포르에 해외투자자를 위한 펀드를 설립하기로 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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