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3D 프린팅으로 기관협착 막는 '인공기관'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7 10:41

수정 2020.02.27 10:41

한국기계연구원은 나노융합기계연구본부 나노자연모사연구실 박수아 책임연구원이 서울대학병원 이비인후과 권성근 교수 연구팀과 함께 만든 '3D 튜브형 인공기관'. 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은 나노융합기계연구본부 나노자연모사연구실 박수아 책임연구원이 서울대학병원 이비인후과 권성근 교수 연구팀과 함께 만든 '3D 튜브형 인공기관'. 기계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사람 기관의 조직 결손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즉시 이식이 가능한 기관 대체품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나노융합기계연구본부 나노자연모사연구실 박수아 책임연구원이 대체 치료법이 없는 기관 협착 및 기관 결손 환자를 위한 '3D 튜브형 인공기관'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박수아 책임연구원은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필요한 약물을 탑재할 수 있고 기관 질환자의 성별이나 나이에 따른 개인 맞춤형 인공 기관도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대체품은 약물 탑재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결합돼 기관 형태의 복원뿐 아니라 기관지 내외부 조직 재생을 비롯해 가래 배출 등의 기능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생체에 적합한 생분해성 소재를 이용하고 3D바이오프린팅 기술과 전기방사법을 융합해 3D 튜브형 인공 기관을 만들었다. 또한 이 인공기관은 기관조직 재생에 도움이 되는 약물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전기방사법은 전기적 반발의 힘을 이용해 고분자 용액이 들어있는 주사기 바늘과 집진판에 고전압을 걸어 나노섬유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렇게 전기방사법으로 만든 튜브형 나노섬유에 3D 프린팅 기술로 필라멘트 가닥을 증착하여 구조를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기관 협착 및 기관결손 환자에게 실험실 내 배양 없이 즉시 이식이 가능하며 이식 후 재협착도 예방할 수 있는 대체품 개발로 기관 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서울대학병원 이비인후과 권성근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해 영국왕립화학회에서 발간하는 나노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 2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한편, 기관은 기도의 제일 윗부분으로 기도가 기관지로 나뉘기 전인 목에서 흉부까지 연결된 튜브 형태의 신체 구조이다. 기관은 호흡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사고로 인한 외상이나 암, 선천적 기형, 장기간 기관 삽관 등으로 인해 좁아지거나 결손이 발생하면 이를 대체할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팀이 필요에 따라 기관을 대체하는 인공 장치를 제작해 이식했지만, 신체 내부의 문협(봉합)부분에서 재협착이 발생하거나 인공 장치의 부적절한 물리적 강도로 기도 확보 및 기관 재생에 실패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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