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단독]코로나19 뚫린 정부부처…방역 허점 있었다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9 09:00

수정 2020.02.29 12:07

첫 국가공무원 확진자 발생 세종 민간청사
'심각' 격상 이후 나흘간 열화상 카메라 전무
민간건물 임차 청사 방역관리 구멍 드러나
[파이낸셜뉴스]
28일 세종시 어진동 인사혁신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해 방역당국 관계자가 건물 1층 방역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28일 세종시 어진동 인사혁신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해 방역당국 관계자가 건물 1층 방역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행정 공백을 막기 위해 공무원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세종 근무 국가공무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인사혁신처 입주 건물에 위기경보 심각 단계 이후에도 열화상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청사관리본부가 직접 관리하지 않는 민간 임차 청사에 대한 관리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인사처 직원들과 방문객의 발열 증상을 확인할 열화상 카메라가 지난 28일 아침에서야 설치돼 가동에 들어갔다. 1층 건물 입구와 5층 인사처 안내 데스크에 한대씩 설치됐다.


정부가 지난 24일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지 나흘만이다.

그 사이 인사처 근무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직원은 아내가 27일 확진 판정을 받자 곧바로 검사를 실시해 28일 오후 3시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발열 등 의심증상은 없었다.

■민간건물 입주, 일반인 자유롭게 드나들어
하지만 대구 신천지 집회에 참여했던 세종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1일 이후, 유증상자를 체크할 수 있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키 어려워보인다. 인사처 입주 건물은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서다.

인사처는 세종정부청사 6, 7동 인근에 위치한 어진동 세종포스트 건물에 입주해있다. 전체 12층 중 6층부터 12층까지 사용한다. 1층부터 5층까지는 일반인도 자유롭게 출입한다.

인사처는 일주일 전부터 열화상 카메라 구매를 시도했지만 쉽게 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열화상카메라 설치는 늦었지만 심각 단계 이전부터 각 부서마다 온도계를 설치하고 모든 직원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등 최선의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식사 할 때도 최소인원으로 이동하거나 과장과 총괄 팀장이 따로 밥을 먹는 방법까지 실천해왔다"며 "열화상카메라는 심각 단계 이전부터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워낙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간이 걸렸다"고 답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사처가 해당 건물에 자리잡은지 4년 가량지났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이다.

■세종 이전 4년 간 감염병 대비 없어
인사처는 2016년 4월 서울청사에서 세종으로 이전했다. 그간 감염병 대비가 전혀 돼있지 않았다는 의미다. 모든 정부청사가 24일 심각 단계 격상 이후, 준비해뒀던 열화상 카메라 44대를 즉시 설치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같은 차이는 상이한 관리 주체에서 기인한다. 정부가 운영하는 청사는 행정안전부 산하 청사관리본부에서 직접 관리한다. 체계적인 감염병 대처가 가능한 이유다.

반면 민간 건물을 임차해 들어간 부처는 외부 경비업체가 관리한다. 정부부처 특성이 고려된 청사관리 노하우를 보유한 청사관리본부의 관리 수준과 큰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임차 청사 건물의 관리책임은 청사관리본부가 아니다. 소독·방역도 건물주가 한다"며 "청사관리본부가 민간 건물에 카메라를 설치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여유가 있다면 (열화상카메라를) 지원해줄텐데 이쪽도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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