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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디지털 금융 전쟁’ 올해가 원년…네이버·카카오도 전열 갖춰야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2 17:26

수정 2020.03.02 17:26

GAFA 對 인민은행 구도 주목
한은도 디지털 화폐 연구 가세
국내 글로벌 경쟁력 아직 미흡
비트코인 활용 등 벤치마킹을
‘美·中 디지털 금융 전쟁’ 올해가 원년…네이버·카카오도 전열 갖춰야
올해가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금융' 전쟁의 원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해 '테크핀(기술중심금융)'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미국과 중국, G2를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디지털 금융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디지털 화폐(CBDC)를 연구하고, 네이버와 카카오 등 PC·모바일 플랫폼 강자가 디지털 금융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물론 전통 금융권이 '국경을 초월한'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G2 디지털금융 경쟁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최근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총칭) vs 인민은행'이란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은 각각 민간기업과 정부를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 전쟁을 펼치고 있다"며 "전 세계 수십억 이용자를 갖춘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금융 사업 진출과 중국 중앙은행이 올해 발행할 예정인 디지털 위안화(DCEP) 경쟁구도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뱅크 오브 스타벅스 △디지털 위안 △골드만삭스,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에 이어 네 번째로 발간된 테크핀 시리즈다. 국내 금융기관이 글로벌 테크핀 흐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 세계 디지털 금융산업 현황을 심층 분석하고 있다. SK증권 한대훈 애널리스트는 이번 테크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DCEP로 위안화의 세계화 등 기존 달러 중심 체제에 도전하고 있다"며 "중국과 패권전쟁 중인 미국도 플랫폼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올해 본격화된다"고 전망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어 "양국의 치열한 디지털 금융 전쟁 속에서 한국은행의 CBDC에 대한 태도가 불과 1년 만에 180도 바뀌었다"며 "이주열 한은 총재가 올해 신년사를 통해 CBDC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신기술 등장으로 급변하는 정책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건 국제결제은행(BIS) 등 주요국 CBDC 연구 동향에 발맞추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카카오, 금융 전략 세워야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증권 등 디지털 금융업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과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금융권과 기술·서비스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디지털 금융시대는 국가 간 경계가 없기 때문에 GAFA와 정면승부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SK증권 테크핀 보고서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페이스북처럼 자체 디지털 화폐 발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용자 수에서 한참 부족하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트위터·스퀘어 등이 이미 많은 전 세계 사용자를 보유한 비트코인(BTC)을 활용해 디지털 금융을 공략하는 것처럼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MS가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DID(탈중앙화된 신원식별 시스템)를 구축하고, 기관용 비트코인(BTC) 금융 플랫폼 '백트'에 투자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트위터도 비트코인(BTC)을 인터넷 기축통화로 정의한 뒤, 글로벌 결제 플랫폼 '스퀘어'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비트코인(BTC)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SK증권은 "스퀘어는 최근에 암호화폐와 법정화폐 간 거래를 할 수 있는 환전 결제 네트워크 특허도 미국에서 획득했다"며 "이미 많은 사용자를 갖춘 비트코인(BTC) 기반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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