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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가주도경제 실패 눈으로 확인…시장경제 훼손정책에 맞설 것"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3 11:05

수정 2020.03.03 11:05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갑에 공천 받은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갑에 공천 받은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하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3일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훼손하고, 개인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정책에는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그것도 자유시장경제를 상징하는 지역에서 북한 출신의 후보가 잘 할 수 있을지,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계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남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태 전 공사는 주민등록상 이름인 '태구민'으로 출마한다. 태 전 공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관내 확진자 현황 및 방역관리 상황을 시·구의원으로부터 보고받는 일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역구 활동에 나선다.


태 전 공사는 "예비후보 등록서류를 마련하기까지도 많은 난관이 있었다"며 "북한당국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저는 태영호라는 이름을 태구민으로 개명하면서 학력 역시 수정해 주무부처에 등록했고, 병적도 북한 출신이기에 기록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실제 저의 학력을 증명할 수 있는 학력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을지, 병적증명서를 어디서 발급받아야 할지, 북한 출신 후보는 어떻게 이를 증명해야할지, 난감한 과정의 연속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렇듯 북한 출신 최초의 지역구 후보자로서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의 모든 것이 처음이고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그 과정 하나 하나가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자유민주주의 선거의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강남갑 선거에 임하는 저의 각오와 생각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북한에서도 ‘강남스타일’ 노래를 통해 강남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강남은 대한민국의 핵심 지역이며, 경제 성장과 풍요를 상징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남갑 공천이 발표되고 나서 많은 분들이 '보수텃밭'이라고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죽기를 각오하고 뛰라'고 따가운 충고를 해주셨다"면서 "강남갑 지역구 후보자로 국민 앞에 서있는 지금, 저는 죽음을 무릅쓰고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던 당시보다 더욱 비장한 각오와 사명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무엇보다 저는 우리 강남 주민들이 누리셔야 할 헌법적 권리와 가치를 지키는데 모든 것을 걸 것"이라며 "제가 목숨을 걸고라도 그토록 다음세대에 물려주고 싶었던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보장되는 사회, 우리 강남이 그 상징적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남들이 말이나 글로만 듣고 본 사회주의경제를 저는 수십년간 직접 겪었고, 사회주의 기획경제의 허구성과 국가주도경제의 실패를 눈으로 확인했던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 전 공사는 "저는 오늘부터 하루를 일년처럼 쓰며 지역주민 한분 한분의 목소리를 듣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주시는 말씀 단 한가지도 소홀히 하지 않고, 가슴에 새기며 나아가겠다"면서 "전직 북한 외교관 태영호에서 강남갑 주민여러분의 신뢰 받는 일꾼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그날까지 쉼없이 달리겠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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