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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마스크 부족이 정부 탓?… 조달청 "수급 지침 없었다"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4 18:01

수정 2020.03.04 21:57

쇼핑몰 ‘의사장터’ 긴급공지 논란
공적판매 식약처 주관 ‘사실무근’
"공무원 현장에 파견한 적 없다"
마스크공장 공문 의혹도 ‘부인’
의사 마스크 부족이 정부 탓?… 조달청 "수급 지침 없었다"
대한의사협회 공식 쇼핑몰인 의사장터에서 구입 예정된 마스크가 정부기관의 공적수급으로 인해 들어오지 못했다는 공지(사진)를 올리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공지가 마치 정부(조달청)의 잘못으로 의사들이 마스크 공급을 받지 못했다는 식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해당 의사장터가 띄운 공지는 조달청이 일선 공장으로부터 마스크를 직접 수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달청은 중앙 정부로부터 일반에 공급할 마스크 수급에 대한 지침을 받지 못했다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조달청 등에 따르면 현재 마스크 공적판매처 수급을 주관하는 부처는 식약처다. 일각에서 조달청이 직접 마스크를 구입해 유통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조달청은 연관 부처와 협의를 거쳐 이와 관련한 입장을 금명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조달청을 통해 일반에 유통되는 공적판매처 마스크를 직접 수급한다는 오해를 막기 위한 것이다.

일선 마스크 공장들이 조달청으로부터 공문을 받고 기존에 공급하기로 했던 계약처에 제대로 물량을 공급하지 못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달청은 이에대해 마스크 공장에 공문을 돌린 이력이 없고, 조달청 공무원 역시 현장에 파견되지 않았으며, 사전에 이러한 계획을 검토하지도 않았다고 부인 중이다.

다만 조달청 관계자는 "우리 청이라고 해서 가만히 있는 건 아니고 정부 방침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대비 차원에서 조달청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들에게 (조달청 거래) 온라인 등록을 하라고 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의사장터에서 공지한 조달청 수급으로 물량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른 셈이다. 조달청에서 일선 공장들로 나간 공문이 없다는 것이다. 또 조달청이 수급에 나선다 해도 의사장터가 사들이는 물량은 공적판매처가 공급하는 것과 달리 일반 계약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이와 관련이 없다.

식약처 또한 조달청이 직접 공급에 나선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공적판매처로 조달청을 검토한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기존 공지한 대로 공적판매처에 원활히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정부가 조달청을 통해 일선 공장으로부터 마스크를 직접 수급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기존엔 정부 필요 물품만을 조달청이 나서 구입했지만 시중에 유통될 물량까지 공급토록 확대하는 것이다. 조달청이 이를 구입할 경우 일선 시·군·구에서 전산망을 통해 현재보다 더욱 공정하게 마스크를 배급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규상 일반에 유통되는 마스크를 정부기관이 직접 나서 수매하는 것이 근거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추가적인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를 통해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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