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고배당주 타이틀 내려놓는 천일고속

김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8 18:13

수정 2020.03.0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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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주 타이틀 내려놓는 천일고속
고배당주로 주목받던 천일고속이 2019사업연도 배당금을 절반으로 줄였다. 그동안의 고배당 정책이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수단이었다는 분석과 함께 배당금을 줄이는 대신, 오너 일가에는 배당하지 않는 차등배당을 선택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천일고속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2019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2000원(시가배당률 2.7%)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최대주주 등을 배당에서 제외, 배당금 총액은 4억3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2018년 결산배당에서는 주주들에게 주당 4000원(시가배당률 4.6%)씩 총 57억800만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천일고속은 지난 2015년 중간 및 결산 배당금으로 모두 85억6200만원을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114억1600만원, 2017년 218억3300만원까지 배당규모를 확대했다.
2018년에는 85억6200만원을 지급했고, 2019년에는 46억8400만원을 배당하게 된다.

증권업계는 천일고속의 고배당을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고속버스 요금인상 덕분에 모처럼 영업손실에서 벗어났지만 실적이 계속 악화해 배당 명분이 약했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부동산 매각으로 354억원의 현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꾸준한 배당은 불가능했다.

2015년 4월 창업주인 고 박남수 회장은 친인척과 지인 명의로 갖고 있던 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해 손자인 박도현 대표와 박주현 부사장에게 각각 98만2944주(68.77%·약 600억원)를 물려줬다. 이들은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지게 됐다. 박 대표와 박 부사장의 지분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각각 64만2725주(44.97%), 53만2253주(37.24%)로 전체 주식의 80%를 넘는다. 소액주주들은 20만2753주(14.18%)를 보유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배당에서 벗어나고 대주주 등에게 배당하지 않은 것은 상속세 납부 이슈가 해결됐거나 마무리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천일고속은 분기배당을 이어가기로 하고, 올해 1·4분기 배당을 위한 권리주주 확정기준일(주주명부폐쇄일)을 이달 31일로 공시했다.
배당금액은 결정되지 않았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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