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연구도 논문만 남기고 끝날까 걱정" [백신개발 속도내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9 18:25

수정 2020.03.09 21:54

김범태 CEVI 융합연구단 단장
"메르스·사스때 연구로만 끝나
연구기간 길고 수백억 들어
제약사 임상시험 참여 꺼려
사회재난  R&D 확대 필요"
김범태 CEVI 융합연구단 단장
김범태 CEVI 융합연구단 단장
"감염병 확산 때마다 그랬지만 이번에도 페이퍼(연구보고서)만 남기고 끝나는 것이 아닌지…."

국내 바이러스 감염병 연구 선봉장인 CEVI(신종 바이러스)융합연구단 김범태 단장(사진)은 9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체 연구개발에 대해 우려했다. 김 단장의 우려는 과거 안타까운 경험에서 비롯된다.

앞서 지난 2015년 186명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돼 3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후 CEVI융합연구단에서 국내 최초로 메르스 백신과 치료제 연구에 필요한 형질전환 쥐를 만들어냈다.

김 단장은 그때를 회상하며 "후속연구를 하려면 민간기업이 참여해 동물시험과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신약개발로 이어지지만 당시 그 어느 곳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감염병은 창궐할 때마다 변종이 생겨나고, 이에 맞춰 새롭게 연구를 해야 하므로 연구개발(R&D) 기간이 길고 연구비도 수백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는 이처럼 감염병 치료제 개발이 적자가 뻔한데 민간기업을 탓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 사회재난과 복지와 관련된 부분의 R&D에 지원을 확대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 단장에 따르면 아직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의 항체 임상시험을 한 곳은 국내 어디에도 없다. 연구논문만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연구가 연구기관 실험실에서 끝났기 때문이다.

9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곳은 없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지난 2월 11일 유효성 및 안정성이 확립된 코로나19 백신 개발 예상기간은 18개월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사스를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해외사례는 일부 있다. 김 단장을 비롯해 CEVI융합연구단은 현재 코로나19에 맞는 형질변환용 실험쥐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쳐야 진단키트를 만들고, 백신과 치료제를 위한 후보물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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