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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10% 감소" "금융위기 악몽 재현" 쏟아지는 잿빛 전망 [코로나 팬데믹 세계경제 직격탄]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2 17:53

수정 2020.03.12 17:53

"수출·소비·수요공급망 등 위축"
글로벌 기관 '비관론' 대세 속
"구조적 문제 아닌 돌발 사태"
각국 대응 따라 V자 회복 전망도
"GDP 10% 감소" "금융위기 악몽 재현" 쏟아지는 잿빛 전망 [코로나 팬데믹 세계경제 직격탄]
"GDP 10% 감소" "금융위기 악몽 재현" 쏟아지는 잿빛 전망 [코로나 팬데믹 세계경제 직격탄]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가뜩이나 얼어붙은 세계 경제가 시계제로 상황에 빠졌다.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과 기간을 놓고 각종 비상대응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당장 수출과 소비가 동시에 얼어붙는 복합불황이 세계 경제의 트리거로 작용할 우려가 커졌다. 반면 각국의 감염대응에 따라 V자 회복이 가능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처럼 엇갈린 시각이 나오는 이유는 과거 금융위기의 구조와 달리 이번 코로나19는 돌발적인 질병 사태에 따른 충격이기 때문이다. 전염병의 확산 수준이나 치명률에 따라 소비와 공급에 미치는 충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미칠 손실 추정액도 제각각이다.


일단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세계 경제의 수요공급망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건 불가피하다는 비관론이 이어진다.

미국 유력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9일 발표한 '코로나19의 글로벌 거시경제 영향' 보고서에서 팬데믹 상황별로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2조3300억달러, 최대 9조17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세계 GDP가 88조달러로 추정되는 만큼 10%가량의 GDP가 줄어드는 셈이다. 앞서 WHO와 세계은행(WB) 협업으로 나온 보고서에선 팬데믹이 세계 GDP에 2.2∼4.8%의 손실을 안길 것으로 추정했다.

유럽에서는 코로나19의 충격이 2012년 '유로존 위기'와 맞먹는 수준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탈리아발) 코로나19 충격이 유로존의 다른 국가들로 확산돼 독일 등을 강타한다면 공급체인이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경제적 충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날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의 영상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지금 대담하게 행동하지 못하면 경제 일부가 붕괴될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의 상황이 다른 나라들로 번질 수 있다며 지금까지 취한 것보다 더욱 많은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적절히 대응한다면 충격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재정 지원, 유동성 공급, 융자 등 모든 수단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란 비관론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11일 미국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공포로 인한 혼란이 1987년 블랙먼데이나 2008년 금융위기 상황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올 상반기 경기 저점을 찍고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관련 하반기 'V자 반등'의 시점이 지연되거나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뉴욕 증시의 베어마켓(약세장)에 대한 전망도 다양하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뉴욕증시의 베어마켓 기간은 올 9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미국 경제가 지난 11년 동안 이어온 확장세를 접고 침체로 빠질지에 따라 증시 동향의 운명이 달렸다고 진단했다.


반면 중국에서 코로나19 억제가 성공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면 이번 베어마켓은 예상보다 훨씬 짧아질 수도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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