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배터리사 vs. 완성차, 전고체 배터리 시장 선점 경쟁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5 16:20

수정 2020.05.13 10:29

2035년 38조 규모 예상
미래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했던 화학사에 이어 완성차 업체들도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면서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상태로 탑재돼 안정성이 뛰어나고,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충전 속도가 빠르며 1회 전기 충전량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후지경연구소는 이같은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2035년 38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선제적으로 나선 국가는 일본이다.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1위 업체인 파나소닉을 보유한 일본은 신에너지산업기술 개발기구(NEDO)를 통해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집행했다.
특히 도요타의 경우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1조5000억엔(약 17조원)을 투자해 오는 2022년까지 이를 탑재한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외에도 독일의 폭스바겐과 BMW는 각각 미국의 퀀텀스케이프와 솔리드파워와 손잡고 오는 2025~2026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와 현대자동차그룹도 미국 스타트업인 아이오닉 머티리얼에 각각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와 500만달러(약 60억원)를 투자하며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차세대 배터리 시대 준비에 나선 가운데, 현재 배터리 시장을 이끌고 있는 화학업체들 역시 미래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오는 2025년 전후를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선 완성차 업계에 비해 기존 배터리 생산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다수 기업들은 실제 전고체 배터리의 대중화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는 판단하에 기존 배터리 성능 고도화와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도 올해 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차세대 전지가 리튬이온 전지 수준에 비해 (기술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며 "2020년대 중반쯤 되야 샘플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박상우 서울대 교수는 "화학기업들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개선을 통한 성능 향상에 더 집중하며 차세대 배터리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며 "향후 어떤 전지 기술이 시장을 선점하게 될지 미지수인 만큼 장기적인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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