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항공사 '셧다운' 위기… 정유·카드사 "돈 못받을까" 걱정

김서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5 17:56

수정 2020.03.15 17:56

국제선 끊기면서 유동성 악화
기름값·항공권 취소대금 체불
LCC 긴급 지원대상 선정 촉각
코로나19 여파로 15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텅 비어 있다.뉴시스
코로나19 여파로 15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텅 비어 있다.뉴시스
항공업계의 '셧다운' 공포가 전염병처럼 관련업계로 번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적항공사들이 사상 최대 위기에 처하면서 기름값을 못 받은 정유사들의 연쇄 타격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카드사들 또한 항공권 취소대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저비용항공사(LCC) 긴급 경영안정자금 3000억원의 향방에 관련업계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항공·정유업계에 따르면 각 정유사 신용관리팀은 정부의 LCC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급대상 항공사 선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으로 매각된 이스타항공이 지난달 10억원어치 기름값을 제때 내지 못하면서 현대오일뱅크로부터 급유중단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탓에 정유사들은 거래 중인 LCC가 정부로부터 경영안정자금을 지원받지 못할 경우 기름값을 정산받지 못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장 티웨이항공과 거래하는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신용관리팀은 LCC 경영안정자금 대출심사를 하는 산업은행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연간 1900억여원 규모의 항공유를 이들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다. 이 회사 전체 매출(7000억원)의 27%가량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선 운항이 모두 끊기면서 각 항공사의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된 탓에 앞서 공급한 항공유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할지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용카드사들도 같은 염려를 하고 있다. 앞서 카드사로부터 항공권 결제대금을 받았지만 항공권 취소가 속출하며 항공사가 취소대금을 제때 카드사에 돌려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단 3주간 발생한 항공권 환급액만 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1월 이후 일부 항공사가 신용카드 업체들에 돌려주지 못한 항공권 취소대금이 5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항공사는 신용카드사에 항공권 취소대금 지급유예를 요청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LCC 6곳은 지난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지급여력이 떨어졌다.
업계는 항공사발 셧다운으로 촉발된 충격파가 연관 사업장으로 연쇄 파장을 미치는 건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항공사들은 기름값을 포함해 항공기 임대료, 공항시설 이용료, 주기료 등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이제 하나둘씩 막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항공사들의 매출피해는 최소 5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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