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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제로금리]코로나19 충격에, 한은 50bp 금리내렸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17:33

수정 2020.03.16 17:36

[사상 첫 제로금리]코로나19 충격에, 한은 50bp 금리내렸다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전격인하해 연 0.75%로 결정했다. 사상 첫 0%대 제로금리시대가 열렸다.

한은은 16일 오후 4시30분 서울 세종대로 한은에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 이같이 확정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만이다. 코로나19의 국내외 확산세에 따른 내수급랭·수출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유동성 확대 목적이다. 정부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재정·통화의 정책조합으로 경기 떠받치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금통위의 이날 임시회의는 미국의 제로금리, 양적완화 병행 카드에 영향을 받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일요일인 15일 긴급 회의를 개최, 기준금리를 1%포인트(p) 낮췄다. 지난 3일 0.4%p 인하에 이어 불과 12일만에 1.5%p 내렸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는 2008년 위기 때와 같은 수준으로 인하됐다. 또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7000억달러(약 843조5000억원) 규모의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다. 일본 또한 이날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긴급회의를 열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금액을 기존의 2배인 12조엔(약 137조2000억원)으로 늘리는 유동성 공급방안을 내놨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조정한 건 지난 2001년 9월(0.50%포인트 인하)과 2008년 10월(0.75%포인트 인하), 두 번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정점이던 2008년 10월 24일 코스피지수가 무려 10% 이상 폭락하며 시장이 요동쳤을 당시 3일 후인 27일 한은이 긴급 금리인하 처방을 내놓으며 시장을 진정시킨 바 있다.

그동안 시장의 분위기는 임시 금통위가 열리지 않고 4월 정기 금통위에서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부동산을 자극할 수 있다며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한은의 긴급 행보는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 경기 하방압력이 되고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통위도 "2월 금통위 이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며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융 및 외환 시장의 흐름도 한은의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이었다. 침체된 시장 심리를 바꾸기 위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했던 것이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6.58포인트(3.19%) 내린 1714.86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504.51로 마감해 전 거래일 대비 19.49포인트(3.72%) 하락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는 1226.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7원 올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론 2016년3월2일(1227.5원) 이후 최고치다. 미 연준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에도 전반적으로 우리 금융 및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이와 함께 금통위는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0.50~0.75%에서 연 0.25%로 인하키로 했다. 한은은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유인 제고, 차입기업의 이자부담 경감 및 자금사정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지방중소기업 및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금리가 더 큰 폭으로 인하됨에 따라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유동성을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에 은행채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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