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닫힌 교문… 먹통된 온라인강의… 개강 첫날, 낭만이 사라졌다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17:44

수정 2020.03.16 17:44

동아리방 등 시설물 '폐쇄' 팻말만
온라인강의는 서버다운으로 혼선
주변 상가도 손님없어 '개점휴업'
대학가, 활기 대신 적막감만 흘러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정문 앞. 개강날이지만 '외부인 출입금지' 팻말과 함께 교문은 반쯤 닫혀있다. 사진=오은선기자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정문 앞. 개강날이지만 '외부인 출입금지' 팻말과 함께 교문은 반쯤 닫혀있다. 사진=오은선기자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임모씨의 온라인 강의 화면. 임씨는 "오류로 강의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사진=오은선기자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임모씨의 온라인 강의 화면. 임씨는 "오류로 강의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사진=오은선기자
16일 코로나19로 개강을 2주씩 연기한 서울 시내 대부분 대학들의 봄 학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부분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3월의 대학가는 적막함만 흐르는 상황이다.
특히 비대면 수업을 위해 실시된 온라인 강의와 관련, 서버 오류 등 문제가 생기면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교문 걸어 닫고 온라인 강의 불편도

이날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는 개강날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교문 앞에 '외부인 출입금지' 팻말을 놓았다. '학생들의 안전 및 사고 예방을 위해 방문자는 정문 보안실에서 출입증을 교부받아 방문하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안내문과 함께 교문도 반쯤 걸어닫았다.

도서관을 이용하러 학교에 온 재학생 이모씨(22)는 "교직원 말고는 학생들을 거의 못 봤다"며 "도서관도 3월부터 북적한데, 오늘 정도면 방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의 서강대학교도 적막이 흐르는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동아리방과 학생자치 공간, 운동장 등 학생들이 이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시설물들에 '시설 폐쇄'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온라인 강의와 관련해 서버 오류 등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사례도 속출했다. 개강일에 맞춰 올라온 온라인 강의를 듣기 위해 집 근처 카페로 나온 대학생 임모씨(26)는 "'비디오를 로드할 수 없다'는 내용만 자꾸 떠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며 "언제 강의가 올라오는지, 언제쯤 다시 업로드 될지 공지도 제때 안 돼 불안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고려대·국민대·서울대·중앙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등의 온라인 수강을 위한 학교 서버가 일시적으로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점심시간 음식점마저 '적막'

적막한 곳은 비단 강의실 뿐만이 아니었다. 온라인 강의 전환으로 학생들이 캠퍼스를 찾지 않자 캠퍼스 안팎의 상가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아예 대면강의가 시작되는 월말까지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46)는 "(찾는 손님의 수가)예년과 다를 것이란 예상은 당연히 했고, 적자만 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모든 학생들이 등교할 때까진 아르바이트 직원도 쓰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학교 내부 점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몇몇 카페에선 개인 노트북을 이용해 강의를 듣는 이들이 눈에 띄었지만,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평소의 개강 초 에 비하면 한적한 모습이었다. 이밖에도 텅 빈 학생회관과 체육관 등은 개강은 했지만 학생은 없는, 사실상의 '개점휴업'과 다르지 않은 대학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 했다.


서울 소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씨(22)는 "한창 신나야 할 개강 초 캠퍼스 분위기가 코로나19 때문에 쓸쓸하고 한산하기만 하다"며 "신입생 환영회, 동아리 활동, 오리엔테이션 등 모든 교과 외 활동이 멈춰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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