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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0.5%P '빅컷'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 [한국 0% 금리 시대]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18:13

수정 2020.03.17 07:13

한은, 연 0.75%로 전격 인하 
코로나 충격 확산에 긴급 처방 
美 Fed 1%P 인하 결정도 부담
李 "글로벌 경기위축 장기화
올 성장률 2.1% 못미칠 것"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오후 4시30분 서울 세종대로 한은에서 임시 회의를 개최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 연 0.75%로 결정했다. 금통위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가운데)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이 금리결정 회의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오후 4시30분 서울 세종대로 한은에서 임시 회의를 개최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 연 0.75%로 결정했다. 금통위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가운데)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이 금리결정 회의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도 0.5%P '빅컷'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 [한국 0% 금리 시대]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해 연 0.75%로 결정했다. 사상 첫 0%대 제로금리 시대가 열렸다. 정부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재정과 통화정책의 조합으로 경기 떠받치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한은은 16일 오후 4시30분 서울 세종대로 한은에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 이같이 확정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이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조정한 건 지난 2001년 9월(0.50%포인트 인하)과 2008년 10월(0.75%포인트 인하) 두 번뿐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임시 금통위를 열지 않고 4월 정기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국내외 가파른 확산세로 내수급랭, 수출둔화가 심화되면서 유동성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임시 금통위 후 간담회에서 "지난 2월에 코로나19 사태가 3월에 정점이 되고 이후 진정된다는 가정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을 2.1%로 내놓은 바가 있다"며 "코로나19의 확산의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훨씬 많은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경제활동 위축의 정도가 당초 예상보다는 크기 때문에 당초 경제성장률 전망치(2.1%)보다 낮아질 리스크(위험)가 커졌다"고 밝혔다.

금통위의 이날 임시회의는 미국의 제로금리, 양적완화 병행 카드에 영향을 받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일요일인 15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개최,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췄다. 지난 3일 0.5%포인트 인하한 것을 포함, 불과 12일 만에 1.5%포인트 내렸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으로 인하됐다. 또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7000억달러(약 843조5000억원) 규모의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다. 일본 또한 이날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긴급회의를 열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금액을 기존의 2배인 12조엔(약 137조2000억원)으로 늘리는 유동성 공급방안을 내놨다.

이 총재는 "이달 금리를 1.5%포인트 내리는 등 미 연준의 제로금리로 가는 행보는 상당히 빨랐다"며 "연준의 행보에 많은 주요국들도 금리 인하에 나섰고 한은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줬다"고 설명했다.

금융 및 외환 시장의 흐름도 한은의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이었다. 침체된 시장심리를 바꾸기 위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했던 것이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6.58포인트(3.19%) 내린 1714.86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504.51로 마감, 전 거래일 대비 19.49포인트(3.72%)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는 1226.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7원 올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론 2016년 3월 2일(1227.5원) 이후 최고치다. 미 연준의 전격적 기준금리 인하에도 전반적으로 우리 금융·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기 위축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됐다. 그 영향으로 주가와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에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통화정책만으로는 근본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있다.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대응 및 공조는 시장의 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데는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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