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원작만큼 찰떡인 예쁜 오해영..뮤지컬 데뷔하는 산다라박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18:58

수정 2020.03.16 18:58

뮤지컬 데뷔하는 산다라박
31일 막 올리는 '또! 오해영'서
전혜빈 분했던 또해영役 맡아
러브콜 수차례 고사했었지만
좋아한 드라마 원작이라 용기
하루 12시간 연습 또 연습
성공적인 배우 데뷔 준비중
또해영 역의 산다라박.
또해영 역의 산다라박.
"주 6일 오전 10시~오후 10시로 연습이 이어져 녹록치 않지만, 나 같은 연습생 출신은 버티고도 남죠. 다만 뾰루지 났는데 병원 갈 시간이 없고 운동 못해 배가 나오는 게 힘들다면 힘드네요."(웃음)

그룹 2NE1 출신의 가수 겸 배우 산다라박이 '또! 오해영'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다. 오는 31일 개막을 앞두고 직장인마냥 매일 대학로로 출근 중인 그는 "추정화 연출의 방침에 따라 출연진 모두가 하루 12시간 연습하고 있다"며 "동료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신세계를 경험 중"이라고 웃었다.

그동안 뮤지컬계의 러브콜을 받았을 법도 한데 이제야 입문한 이유는 뭘까. 옥주현 출연작 등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을 주로 관람했다는 그는 "내용도 어렵고 성악 창법은 자신이 없어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했단다. "이번엔 제가 워낙 좋아한 드라마가 원작이라 용기를 냈어요. 특히 OST에 수록된 노래를 정말 좋아해 나도 한번 불러보고 싶었죠." 동명의 드라마가 원작인 '또! 오해영'은 서현진·유승우의 '사랑이 뭔데', 벤의 '꿈처럼', 정승환의 '너였다면' 등 기존 드라마 OST에 이번 공연을 위한 넘버(노래)들이 추가돼 완성되는 창작 뮤지컬이다.

그는 개인교습을 병행하며 "슴슴하게 노래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2NE1 활동하면서 근 10년간 트렌디한 노래만 불렀잖아요. 나도 몰랐던 습관을 지우고 있죠." 원작에서 전혜빈이 연기한 '예쁜 오해영' 또해영 역을 맡았다. 또해영은 차분한 캐릭터다. "제 눈빛에 아련함이 있다더라"며 수줍게 웃은 그는 "대사톤도 캐릭터에 맞게 바꿨다. 또해영 같다는 반응에 심취해 있다"며 자신감도 슬쩍 내비쳤다.

지난 2016년 그룹 해체 후 홀로서기 중인 산다라박은 지난 몇 년간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장했다고 돌이켰다.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 MBC 예능 '세모방-세상의 모든 방송' 등을 통해 예능 신고식을 치렀고, 영화·드라마에 출연했으며 그 사이 음반까지 냈다. 그는 "예능이 나를 키웠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20대를 마치 10대처럼 순진무구하게 지낸 것 같아요. 그러다 30대에 20대가 할 법한 방황기를 겪었죠." 특히 2NE1은 무대 위주로 활동해 이른바 사회생활 반경이 좁은 편이었다. "지난 몇 년간 많이 성장했어요. 특히 박명수 오빠와 전국을 돌며 시민을 만난 예능 '세모방'이 제겐 스파르타식 교육이 됐죠."
뮤지컬 '또! 오해영'에서 오해영 역을 맡은 신의정(왼쪽)과 박도경 역의 손호영(가운데).
뮤지컬 '또! 오해영'에서 오해영 역을 맡은 신의정(왼쪽)과 박도경 역의 손호영(가운데).


최근 '나의 음악 쌤, 밍글라바'에서 2NE1 때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작년에 미얀마에서 촬영한 이 방송은 현재 SBS FiL, SBS MTV2에서 방영 중이다. "2NE1 멤버들과는 요즘도 매일 연락해요. 촬영을 위해 미얀마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 온 팬의 90%가 2NE1 팬인 거예요. 이번 예능 촬영을 위해 출연진과 함께 버스킹을 했는데, 과거 2NE1 미얀마 콘서트가 생각나 눈물이 났죠."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해체 이후 연예계에서 활동하려면 반드시 홀로서기를 거쳐야 한다. '또! 오해영'에 함께 출연하는 손호영도 그룹 god 출신이다. "손호영, 토니, 은지원 오빠 등이 홀로서기는 너만의 일이 아니라 누구나 거쳐 가야 할 과정이라고 해주셨죠. 이젠 개인 활동을 즐기기 시작했어요."

'서태지와 아이들'에 반해 초등학생 때부터 엔터테이너를 꿈꿨던 산다라박. 최근 인스타그램 팔로어수 800만명을 돌파한 그는 "늘 철이 들고 싶지 않았다.
항상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여전히 가수 겸 연기자인 엄정화가 롤모델이라며 "언니가 뮤지컬 보러오기로 했다"며 즐거워했다.
올해 이루고 싶은 꿈을 묻자 "새해면 늘 버킷리스트를 작성한다"며 "성공적인 뮤지컬 배우 데뷔"를 꼽았다. "2NE1의 산다라박이 아니고, 또해영으로 보이고 싶어요. 지금은 온통 뮤지컬 생각뿐이에요."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