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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당 비례 공천에 통합당 '분노'..한선교는 '마이웨이'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21:11

수정 2020.03.16 21:12

통합당 영입인재 대거 후순위
통합당, 당혹 넘어 분노 "재심해야"
한국당 최고위원들도 집단반발
한선교는 "영입인재 특별대우 없다" 선그어
한선교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제1차 영입인재 발표 및 환영식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한선교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제1차 영입인재 발표 및 환영식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6일 40명의 비례대표 공천 후보들을 잠정 확정했지만 당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통합당에서의 강한 반발로 최종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당선권인 20번 이내에 통합당 전신 자유한국당에서 인재영입했던 인사들이 대거 배제된 것은 물론, 예상치 못했던 인사들이 대거 당선 안정권에 들어가면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총선 후 합당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당 최고위원·통합당 반발 vs. 한선교 '마이웨이'
이 때문에 미래한국당 최고위원들은 비례대표 공천 명단 의결을 거부했고, 염동열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은 "통합당의 영입인사를 전면 무시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심사 결과를 보며 매우 침통하고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는 "먼저 영입된 분들에 대한 특별대우는 없다고 했다"며 "여기(한국당)도 마찬가지다.
객관적인 심사에 의해 할 것이라고 했다. 명단을 보고 판단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40명의 비례대표 공천 후보 명단은 한선교 대표와 공병호 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논의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을 조훈현 사무총장이 지켜봤으나, 이번 비례 후보 명단을 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김성찬, 이종명 최고위원은 선거인단 투표에 들어갈 때 이번 비례대표 공천 명단을 인지했고, 이들 최고위원들은 강력 반발해 의결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선교 대표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성원이 안돼 기다리고 있다. 최고위 의결 하나만 남았다"며 "(비례후보 명단은) 이미 발표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최고위가 안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의 이같은 상황에 통합당도 당혹스러운 모습이 역력했다.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보수세력 대표 비례정당을 자처하는 미래한국당은 (인재영입된) 이분들의 헌신을 전혀 끌어 앉지 못한 자가당착 공천으로 영입인사들의 헌신을 정말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고 비판했다.

염 위원장은 "이미 인재영입으로 모신 분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역차별은 없었가"라며 "한선교 대표와 최고위원회의 재심과 재논의를 통해 바로 잡아주실 것을 간곡히 소원한다"고 호소했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진현숙 위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면접심사를 보기 전 대화를 하고 있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진현숙 위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면접심사를 보기 전 대화를 하고 있다.

■"감동없는 공천" 반발
미래한국당 안팎에선 이번 비례대표 공천 명단을 놓고 인재영입된 인사들이 대거 배제된 것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도 보고 직후 대노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일각에선 한선교 대표가 총선 이후 합당이 아닌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내놓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미래한국당 비례 우선순위를 받은 인사들을 보면 전혀 감동이 없다"며 "어떤 기준인지 알 수가 없다. 막말 논란이 있는 인사는 물론 중도층에서도 생소하거나 호감도가 높지 않은 인물들이 우선순위에 있는게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미래한국당에는 당헌만 있지, 당규가 없다"며 "통합당처럼 최고위에서 부결되면 공관위로 보내든지 해야하는데 미래한국당에선 최고위에서 부결시킬 경우 공관위를 바꿔야 하는데 물리적 시간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단 미래한국당 최고위원들이 전원 불참한 상황에서 비례대표 공천 명단의 전면 재조정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조정 가능성은 미지수다.

■비례명단 누구인가
앞서 잠정확정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번에는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선정됐고, 2번에 신원식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3번에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숙명여대 강사가 선정됐다. 논란이 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배제됐다.

당 안팎에선 최대 순번 20번까지가 비례대표 당선권으로 보는 가운데,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 김정현 법률사무소 공정 변호사, 권신일 에달만코리아 수석부사장, 이영 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우원재 유튜브채널 운영자, 이옥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연구소 소장, 이용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이 당선 안정권인 비례대표 10번 내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국장이 14번을, 정운천 현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이 18번에 배정됐고, 윤자경 전 미래에셋 캐피탈 대표이사와 방상혁 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각각 19번, 20번을 받았다.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인재영입됐던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 21번, 전주혜 전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는 23번,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이 26번에 배정됐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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