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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권리금'에 내놔도 공실률↑...얼어붙은 전국 상가 시장

강현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8 06:00

수정 2020.03.18 14:25

전국 상가 시장의 침체가 이어자 서울 종각 젊음의 거리에 있는 상가 한 동 전체가 임대로 나와있다. 상가정보연구소 제공
전국 상가 시장의 침체가 이어자 서울 종각 젊음의 거리에 있는 상가 한 동 전체가 임대로 나와있다. 상가정보연구소 제공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
(2002, 2004년은 연간 수치)
2002년 2004년 2006년 4·4분기 2010년 4·4분기 2013년 4·4분기 2016년 4·4분기 2019년 4·4분기
4.4% 6.6% 10.9% 9.6% 10.2% 10.6% 11.7%
(자료:한국감정원)

[파이낸셜뉴스] 내수경기 침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자 상가 시장의 냉랭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무권리금 상가와 공실률은 늘었고, 투자 수익률은 하락세다. 반면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나날이 늘고 있어 상가 시장의 위기가 한 층 부각되고 있다.

18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안양, 안산, 광주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의 권리금 유(有) 비율이 3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리금 유 비율이란 임차인이 상가를 임차할 때 내야 하는 상가 권리금이 있는지를 나타낸 비율이다. 권리금 유 비율이 하락했다는 건 그만큼 '무권리금' 상가가 늘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봤을 때 원주(43.3%)의 권리금 유 비율이 가장 낮았다. 원주에 있는 상가 10곳 중 6곳에 권리금이 붙지 않는 셈이다. 울산(54%), 여수(61.1%)도 뒤를 이었다. 서울의 권리금 유 비율은 61.2%로 전국에서 4번째로 낮았다.

투자 수익률도 꾸준히 하락세다. 지난해 전국 중대형 상가 평균 투자 수익률은 6.29%로 2018년(6.91%)보다 0.62%포인트 하락했다. 소규모 상가의 투자 수익률은 5.56%로 전년 대비 0.79%포인트 하락, 집합상가(6.59%)도 전년 대비 0.64%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비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코로나19 여파로 대폭 늘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통계청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온라인 쇼핑 총 거래액은 12조39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거래액인 10조7230억원보다 15.6% 증가했다. 전체 거래액 가운데 8조 2730억원은 모바일 거래액으로 전년(6조8129억원)보다 21.4% 늘었다.

최악의 상황인 공실을 막기 위해 상가 주인들이 권리금을 받지 않고 월세도 낮추는 등 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상가 공실률이 되레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4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1.7%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 내에선 이태원(26.4%)과 사당(16.7%), 신촌(11.6%), 용산(11.4%), 신사역(11.3%), 장안동(9.7%), 종로(5.5%) 등 지역이 가장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잇따라 터지는 악재에 전문가는 올 1분기 상가 시장의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내수 경기 침체, 온라인 쇼핑 증가로 오프라인 상가 매출이 적잖은 타격을 입었는데, 이 때문에 공실과 무권리금 상가가 늘었다"면서 "보통 공실을 채우기 위해 권리금을 없애는데, 지금의 공실률이 유지되면 권리금을 내서 들어온 기존 임차인이 권리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추가로 올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올 1분기 상가 투자 수익률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권에 특색이 없는 지역은 공실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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