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공포가 지배한 시장, 전망 무의미… 값싸진 성장株 주목할 만"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2 16:39

수정 2020.03.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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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증시 분석
치료제 나와야 심리도 개선
반등 시작된다면 가파를 것
각국 돈 풀어도 쓸 수가 없어
경기침체, 얼마나 갈지가 관건
삼성증권 오현석 리서치센터장
삼성증권 오현석 리서치센터장
신영증권 김학균 리서치센터장
신영증권 김학균 리서치센터장
이베스트투자증권 윤지호 리서치센터장
이베스트투자증권 윤지호 리서치센터장
유례없는 폭락장을 이어가던 코스피시장이 지난 20일 '반짝' 반등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덕분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누그러질 때까지는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관측이다.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지수 하한선을 잡거나 구체적인 반등시기를 점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2일 최근의 증시 흐름에 대해 "누구도 예측 못한 일이고, 처음 겪는 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전망들이 다 빗나갔다.
전망이 의미가 없어졌다"며 "누가 올해 증시가 이렇게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코로나19 사태를 누가 예측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다우지수가 하루에 12% 빠지는 시장을, 증권회사에 다닌 지 25년 만에 처음 겪어봤다"며 "어디까지 하락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등은 가파르게 나타날 것"

리서치센터장들은 4월에는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오 센터장은 "한국과 중국이 3주 만에 정점(피크)을 찍은 후 확산세가 감소했다. 4월 초가 되면 어느 정도 두려움이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도 "4월 중에는 꺾일 것"이라며 "특히 치료제가 나오면 심리를 크게 개선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가장 상용화에 근접한 치료제는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꼽힌다. 상용화는 이르면 5월로 기대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등의 통화·재정정책으로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려 있다는 점에서 반등이 나타난다면 가파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제로금리'를 비롯한 글로벌 정책 공조의 '약발'이 듣지 않는 것에 대해선 "(풀린 돈을)쓸래야 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센터장은 "글로벌 정책 공조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메뉴얼이 있어 빠르게,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도 "금융 완화건, 재정지출 확대건 돈을 쓰라는 것인데 정작 이동을 할 수 없다.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질병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오 센터장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집에서 나오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며 "치료제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침체는 불가피..기간이 관건"

우리정부의 대책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0.5%포인트 내린데 이어 1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매입, 1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진행했다. 또 코로나19 관련, 11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도 내놨다.

오 센터장은 "한국은행이든, 정부든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는 스탠스(자세)로 나오고 있고, 국회에서도 비상시국이라는 공감대가 생겼다. 미국처럼 하나하나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윤 센터장은 "다른 나라에서는 감세나 대출규제 완화 등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소득세를 인하하거나 부동산 규제도 풀어줘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디프레션(Depression·불황)이 오는데 일본이 그 타이밍을 놓쳐서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했다"고 경고했다.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지만 관건은 기간이라는 판단이다. 오 센터장은 "한 달간 생산도 않고, 소비도 없다는 측면에서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은 당연히 온다"며 "다만, 굵고 짧게 올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투입한 정책들의 효과가 빨리 나타나면 하반기에 회복될 수도 있고, 늦어지면 경기 침체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성장+값싼 주식에 장기투자 고려"

윤 센터장은 현 상황에서 추천할 만한 종목으로 '성장하는 것 중에서 값이 싸진 주식'을 꼽았다. 그는 "재택근무도 많이 하고, 온라인 주문도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CJ대한통운이나 IT플랫폼 기업 등을 추천한다"며 "성장하고 있는데 값이 싸진 종목의 비율을 6으로 두고, 4는 대차대조표상 안전하면서도 배당을 잘하는 종목으로 장기투자한다면 무적의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센터장은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하락장 속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사는 것과 관련, "과거에는 개인투자자들이 폭락하는 잡주를 많이 샀다. 지금은 대형주나 펀더멘털이 회귀할 수 있는 우량주를 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은 변동성이 진정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1~2주 안에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진정되는 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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