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남편은 죽어가는 중입니다" 국민청원 올린 아내의 사연

뉴스1

입력 2020.03.22 18:41

수정 2020.03.23 09:34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코로나 검사결과만 기다리며 남편은 죽는 중 입니다'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있다.(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뉴스1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코로나 검사결과만 기다리며 남편은 죽는 중 입니다'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있다.(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남편이 40도가 넘는 고열로 사경을 헤매는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CT촬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내의 절절한 호소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아내 A씨는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코로나 검사결과만 기다리며 남편은 죽는 중입니다'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글은 이날 오후 6시20분 기준 1만1492명의 동의를 얻었다.

9세와 7세 딸 둘을 뒀다는 A씨는 남편인 B씨가 5일 전부터 미열이 있었고 즉각 자가격리하며 약국 약을 먹고 버텼지만 열이 점차 올랐다고 설명했다.


A씨는 남편이 질병관리본부에서 안내한 안심병원을 찾았으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도 아니고 확진자와 접촉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감기약만 처방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미 그때도 고열이 40도가 넘었다"며 "병원에선 간단한 검사나 항생제 처방조차 해주지 않았고 코로나19 검사도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고 설명했다.

해열제는 B씨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고열이 지속된 B씨는 그날 새벽 응급실을 다시 방문했으나 의료진은 막 끝낸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B씨에 대한 CT 촬영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의사 선생님도 코로나 사태만 아니면 당장 CT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어 "남편의 염증수치는 23까지 올랐다. 0.5가 정상 수치"라며 "당장 CT를 찍고 싶은 상황이지만 선생님도 답답하다 말한다"고 설명했다.

A씨의 남편은 현재 응급격리실에 있다. A씨는 "질본 1339와 3차병원에도 전화해봤지만 중증환자가 아니면 받을 수 없고 상태가 심각해지면 그때서야 자리가 날 경우 받아 준다고 한다"고 탄식했다.


그는 "남편의 환한 웃음도 사랑한다는 말도 혹여나 들을 수 없으면 어쩌나 가슴이 저려온다"며 "죽음인지 아니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이 시간 속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다.

A씨는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다면 자신의 남편은 당장 치료가 시급한 응급환자였을 것"이라며 응급환자들에게만은 지침이 따로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반문했다.


그는 "제발 남편이 CT만이라도 찍어볼 수 있게 도와달라"며 "남편이 제2의, 제3의 패혈증 환자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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