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외국인 엑소더스' 코스피·코스닥 5% 폭락… 환율 20원 치솟아[금융시장 또 출렁]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3 17:56

수정 2020.03.23 17:56

美 1조달러 부양책 부결 영향
외국인 13거래일 연속 '팔자'
코스피 하루만에 1400선으로
변동성 확대 장세 이어질듯
코로나 진정·정책 속도에 달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등으로 국내 증시가 또다시 5% 넘게 폭락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4% 하락한 1482.46에, 코스닥지수는 5.13% 떨어진 443.7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등으로 국내 증시가 또다시 5% 넘게 폭락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4% 하락한 1482.46에, 코스닥지수는 5.13% 떨어진 443.7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코스피지수가 다시 1400선으로 밀려났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서고 국제유가가 급락한 탓이다.

증권가는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공포와 이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로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미국 등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세 진정과 그간 주요국들이 내건 부양책의 시행 속도 등이 꼽힌다.

■외국인 13거래일째 줄매도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34% 내린 1482.46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주말 동안 1만5000명 이상 급증하면서 3만명을 넘어선 데다 미 의회가 코로나19 경기부양안을 부결시켰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개장 직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개인은 9214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423억원, 362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지난달 24일 이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총 14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4.25%), 보험(2.91%)을 빼고는 모두 하락했다. 의약품 업종의 경우 이날 셀트리온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상황 및 임상 일정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종목들이 급등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삼성전자는 6.39% 하락한 4만25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7.22%), 네이버(-7.14%), 삼성물산(-7.45%), SK텔레콤(-5.43%), KB금융(-10.37%) 등도 하락 폭이 컸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5.13% 떨어진 443.76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만 2214억원어치 순매수했을 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97억원, 957억원의 매도 공세를 이어갔다.

이날 하락은 미 의회의 긴급구제법안 부결과 2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진 국제유가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조정 폭은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과 비교했을 때 더 크다"며 "외환시장 불안, 매수 주체 공백이 맞물린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 의회 긴급구제법안 통과, 연방준비제도 회사채 매입 결정 등이 필요하다. 이번 조정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코로나 진정 국면과 정책 속도

당분간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에 따른 공포심리가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며 "이번주 유럽과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많은 경제지표들이 발표되지만 큰 폭의 위축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어 이러한 불안감을 더욱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기업의 실적 악화로 연결되기 때문에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성장률 둔화는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이번주 발표되는 PMI, 소비자신뢰지수 등 심리지표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 회복의 관건은 코로나19 확진자수 진정 여부와 주요국들의 정책 시행속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세 반전까지는 넘어야 할 산,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코로나19 글로벌 신규 확진자수 진정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글로벌 주요국들이 발표했던 정책들이 얼마나 빨리 시행되는지, 경기불확실성이 제어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꼽았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장기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코스피 200개월 이동평균선(1750선) 회복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고 부연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주요 변수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 진정 여부와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대응 확대 및 구체성 확보 여부"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존 통화·재정정책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정책대응 역시 필요하다"며 "헬리콥터머니 및 금융기관 대출독려 등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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