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물 속 방사능 물질 99.8% 제거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4 14:09

수정 2020.03.24 14:31

건설기술연구원, 방사성 세슘 제거용 흡착제 개발
흡착제 25분의 1만 사용해도 해외제품과 성능 같아
방사능. 게티이미지 제공
방사능.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물 속에 녹아있는 방사능 오염 물질을 99.8%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흡착제와 비교했을때 흡착제 25분의 1만 투입해도 동등한 성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방사능 물안보 연구단이 고효율 방사성 세슘 제거용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단이 개발한 흡착제는 방사능 노출때 상수원 보호를 위한 초기 대응 기술 연구의 결과물이다.

오대민 연구원은 "흡착제에 들어가는 재료를 모두 국산으로 사용해 해외에서 만든 것보다 재료비를 8분의 1 수준으로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내 특허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 유럽, 미국, 일본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연구단은 흡착제에 방사성 물질을 붙잡는 프러시안 블루 함량을 높이는 방안을 찾았다. 그 결과 새로운 합성소재를 이용해 젤리 같은 하이드로겔 타입으로 만들어 프러시안 블루의 함량을 기존 흡착제보다 5.5배, 세슘 최대 흡착성능은 7.5배 늘리는 데 성공했다. 제작공정 상 각종 첨가제를 넣었던 기존 분말형 합성소재보다 공정이 단순해져 해외 제품보다 싸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방사능 물안보 연구단이 개발한 고효율 방사성 세슘 제거용 흡착제. 건설기술연구원 제공
방사능 물안보 연구단이 개발한 고효율 방사성 세슘 제거용 흡착제. 건설기술연구원 제공
한편, 원자력 사고로 누출되는 방사성 물질 중 세슘-137은 반감기가 30년 이상 지속되면서 방사능을 뿜어낸다. 따라서 토양이나 수중에 축적된 방사성 세슘은 장기간 방사능 오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별도 제염 작업을 통해 제거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지원으로 발족된 '방사능 물안보 연구단'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연구단에는 건설기술연구원 외에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산·학·연 분야 20개 기관이 협력하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해 11월 8일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등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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