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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유동성 무제한 공급...부총재 "사실상 양적완화"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6 12:05

수정 2020.03.26 12:05

한은, 유동성 무제한 공급...부총재 "사실상 양적완화"
[파이낸셜뉴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26일 한은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 대책과 관련해 "양적완화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부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유동성 무제한 공급 대책을 의결한 뒤 기자설명회를 열고 미국 등 기축통화국의 양적완화(QE)와 사실상 같은 성격 아니냐는 질의에 이처럼 답했다.

그는 "시장 수요에 맞춰 수요를 전액 공급하는 것이 사실상의 양적완화가 아니냐고 한다면 꼭 아니라고 할 수 없고, 그렇게 봐도 크게 틀린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부총재는 "양적완화란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제로(0)로 낮춘 뒤 더는 (금리를 낮출) 여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을 규모나 기간을 특정해 이뤄진다"며 "그런 의미에서 보면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한은이 발표한 전액공급 방식의 유동성 지원제도는 조금은 성격이 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날 오전 금통위를 열고 4월부터 6월까지 일정 금리수준 아래서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주단위 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제도를 도입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3개월간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는 조처다.
이를 통해 한은은 100조원 규모의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도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동원되지 않았던 수단으로 역대 처음으로 실시되는 정책이다.

윤 부총재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조달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러한 대책을 내놓았다"며 "오늘 조치를 포함해서 한은의 경제·금융 안정조치가 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유동성을 원활하게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윤 부총재는 정부의 회사채에 대해 지급보증을 전제로 회사채 매입과 같은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방안에 대해서고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부총재는 "오늘 내놓은 RP 무제한 매입 조치 등이 시장 안정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지만,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그때에 맞춰 추가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정부가 회사채를 보증한다면 한은법 68조에도 있듯이 한은 금통위가 매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용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한은법 제68조 '공개시장 조작' 조문에는 한은 금통위가 국채 또는 원리금 상환을 정부가 보증한 유가증권 등에 대해 공개시장에서 매매하거나 대차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만 현실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16년 조선·해양산업 구조조정 때도 한은의 회사채 매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윤 부총재는 "회사채에 대해 정부가 지급보증을 하려면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지는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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