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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고도 반가운 견자단표 ‘엽문 시리즈’의 마침표 [이 영화]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31 17:05

수정 2020.03.31 17:05

 4월 1일 개봉
아쉽고도 반가운 견자단표 ‘엽문 시리즈’의 마침표 [이 영화]

[서울=뉴시스] 영화 '엽문4: 더 파이널'.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2020.03.16.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영화 '엽문4: 더 파이널'.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2020.03.16.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암으로 아내를 읽고 늙어가는 영춘권 고수 엽문(견자단)은 제자를 양성하고 아들을 기르는데 삶의 의미를 두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아들을 올곧게 키우려는 바람과 달리 아들은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설상가상으로 엽문마저 암에 걸린다. 엽문은 아들 교육을 위해 제자 이소룡이 있는 미국으로 향한다.

2009년 엽위신 감독은 이소룡의 스승으로 알려진 한 무도인의 삶을 그린 ‘엽문’을 공개했다. 중국 전통 무술 영춘권의 대가임에도 불구하고 제자 이소룡의 화려한 명성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인물, 엽문. 그를 영화적 소재로 발굴한 것은 매우 현명했다. 실존 인물의 드라마틱한 삶과 주연 견자단의 절도 있고 힘 있는 액션 신은 관객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2013년 왕가위 감독이 내놓은 ‘일대종사’도 엽문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었다. 왕가위가 ‘무도인의 삶’과 특유의 영상 미학에 초점을 맞췄다면 엽위신은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중국인의 항거와 엽문을 중심으로 한 인물 간의 갈등을 담은 드라마에 포커스를 맞췄다. 적어도 흥행 측면에서는 ‘엽문’이 더 재미를 봤고, ‘엽문 2’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탄생을 낳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리즈가 그렇듯, '엽문' 역시 엽문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사골처럼 너무 우려냈다. 2편에서 1980년대 홍콩 액션 스타 홍금보를, 3편에서 미국 프로복서 마이크 타이슨을 라이벌로 등장시키며 엽문을 ‘일대종사(특정 무술 분파의 위대한 스승)’에서 ‘글로벌 파이터’로 탈바꿈시켰다.

이번 작품에서 히든카드로 엽문의 제자 이소룡을 소환한다. 이소룡 역을 맡은 배우 진국곤은 특유의 괴함을 지르고 쌍절곤을 휘두르며 애를 쓴다. 이번 시리즈를 위해 감독이 새롭게 설정한 적수는 중국 이민자 모임 ‘중화회관’의 회장이자 태극권 고수인 만종화다.

그는 엽문의 제자인 이소룡이 미국인에게 중국 무술을 가르친다는 사실에 반발해 엽문과 대적한다. 엽문과 만종화의 팽팽한 적대 관계는 영화의 중반부, 새로운 적수인 미 이민국과 미 해병대의 등장으로 전혀 다른 국면을 맞는다.
중국 이민자를 멸시하는 미 이민국과 일본 무술인 가라테를 쓰는 미 해병대는 ‘인종차별에 희생당하는 중국 이민자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이번 시리즈의 미덕은 배우 견자단이 출연하는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는 점이다.
시리즈의 첫 작품이 발표된 지 10여 년 후 마지막 편에 출연해 특수 분장 없이도 자연스럽게 늙은 견자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4월 1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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