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오너보다 연봉 높은 사장님, 재벌과 달라요"…IT 업계의 '연봉킹 공식'

뉴스1

입력 2020.04.01 06:15

수정 2020.04.01 09:30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뉴스1 DB © News1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뉴스1 DB © News1


한성숙(왼쪽)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뉴스1 DB © News1 오대일 기자
한성숙(왼쪽)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뉴스1 DB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나이보다 실력, 경력보단 실적이 먼저다. 변화에 민감하고 젊은 감각을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 정보기술(IT) 업계는 연봉 산정도 '재벌가'로 불리던 대기업들과는 달랐다.

지난 30일 IT·게임 업계의 2019년 사업보고서가 일제히 공개됐다.

가장 큰 관심사는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IT 업계에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대표 기업의 창업자와 대표 등이 얼마를 받느냐였다.

흥미로운 점은 창업자보다 전문경영인에게 더 많은 연봉이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 창업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12억3700만원을 받은 반면, 한성숙 대표는 29억8400만원을 받았다.
창업자의 연봉이 전문경영인의 절반도 되지 않았고,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13억3300만원)보다도 적었다.

특히 한 대표에게는 상여금만 16억8000만원이 지급됐는데, 네이버는 이에 대해 "네이버 CEO로서 회사 주요 서비스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창작자 보상 강화를 통해 이용성생산콘텐츠와 동영상 서비스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성과를 낸 만큼 많은 보상을 했다는 이야기다.

카카오의 사정도 비슷했다. 조수용 공동대표가 21억49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반면, 창업자 김범수 의장은 5억원이 되지 않아 연봉 자체가 공개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 상 등기임원은 총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 보수현황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조 대표의 경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많은 이익을 얻은 것도 크게 작용했다. 급여와 상여금으로는 8억1000만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스톡옵션 이익이 13억3900만원이나 됐다. 또 다른 공동대표인 여민수 대표의 연봉이 5억원이 되지 않아 보수가 공개되지 않은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게임사 넷마블도 마찬가지였다.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이 13억8600만원의 보수를 받은 반면 이승원 부사장이 22억원, 백영훈 부사장이 20억원을 수령했다. 이 역시 스톡옵션 이익이 반영되긴 했지만, 방 이사장은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상여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창업자가 여전히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경우 김택진 대표가 지난해 94억5000만원을 수령했다. 삼성·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정도의 연봉이다.

그러나 이 금액마저도 2018년에 비해서는 삭감된 것이었다. 김 대표는 2018년 138억3600만원을 받았지만 지난해 상여금이 대폭 감소하면서 43억8600만원이 줄었다.

이는 회사의 실적과 연관된다. 성과 연도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5% 감소한 것이 김 대표의 보수에 반영된 것이다. 직원들의 연봉 역시 8952만원에서 8600만원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감소치만큼은 아니었다. 창업자이자 CEO인 김 대표의 통 큰 면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IT 기업의 특성상 스톡옵션의 비중이 높다는 것도 차별화된 부분이다. 임직원들에게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하면서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큰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카카오의 경우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난 임지훈 고문이 스톡옵션 이익으로만 20억 이상을 가져가면서 지난해 카카오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94억의 김택진 대표보다 배재현 부사장이 더 많은 금액을 가져갔다. 배 부사장은 급여와 상여금이 18억6000만원이었지만, 스톡옵션 이익으로 무려 143억6300만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지난해 IT 업계에서 실질적인 '연봉킹'이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