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세계 경기 침체, 내년까지 가능..100년만에 최악 위기 대비해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2 13:56

수정 2020.04.02 13:56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 인근 움라지 마을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마을 봉쇄 와중에 생필품을 옮기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1일간의 전국 단위 봉쇄령을 내렸다.로이터뉴스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 인근 움라지 마을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마을 봉쇄 와중에 생필품을 옮기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1일간의 전국 단위 봉쇄령을 내렸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산이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마저 망가뜨리기 시작하면서 전염병에 따른 침체가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생산과 투자, 소비심리가 모두 얼어붙었다며 지금 같은 경기 침체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서는 역대 최악의 위기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염병에 따른 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석학인 케네스 로고프 미 하버드대학 경제학 교수는 "내 생각에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번 침체에 비하면 시운전에 불과했던 것 같다"며 현 상황이 종전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위기는 과거 100년간 국제 경제에서 볼 수 없었던 최악의 침체를 빚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위기의 전조는 숫자에서 드러나고 있다. 유엔 경제사회처(UNDES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0.9%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앞서 국제금융협회(IIF)도 지난달 23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1.5% 위축된다고 내다봤다.

UNDESA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제 활동 제한이 오는 3·4분기까지 이어지고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실패하면 경제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올해 세계 GDP가 2.5% 증가한다고 예상했던 UNDESA는 전망을 하향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적 어려움이 무역과 투자 감소로 이어면서 머지않아 신흥시장으로 전이된다고 경고했다.

같은날 국제통화기구(IMF)는 80여개 국가로부터 200억달러(약 24조원) 이상의 긴급 구호 자금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IMF 관계자는 "대부분의 요청국은 저소득 국가들과 일부 신흥시장 국가들"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신흥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IIF에 따르면 신흥시장보다 개발 수준이 낮은 프런티어시장 국가들의 부채는 지난해 3조200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GDP 대비 114%에 이르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보도에서 경기 침체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는 동시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원자재에 기대는 신흥시장의 채무불이행(디폴트) 확률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아프리카의 잠비아는 바다 건너편의 에콰도르와 더불어 채무 상환이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리처드 코즐라이트 세계화·개발전략 국장은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예전부터 막대한 채무 부담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부담이 점진적으로 늘어난다면 해당 국가들의 채무 상환 능력이 매우, 매우 걱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YT는 신흥시장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이 이미 침체에 들어섰고 중국의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무역이 마비된다면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영국 시장정보업체 TS롬바르드의 찰스 두마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의 심리가 금방 반등하진 않을 것" 이라며 "진짜 충격이 발생했고 사람들의 행동 양식이 바뀌었으며 이 같은 변화는 영원하진 않더라도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다"고 예견했다.
로고프 교수는 "모든 것이 코로나19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달려있다"며 "만약 사태가 길어지면 모든 경제위기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는 사태가 분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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