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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태 차일들리 대표 "블록체인기술로 n번방 사건 재발 막을 수 있어" [fn이사람]

김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2 18:33

수정 2020.04.13 08:56

블록체인 기반 금융플랫폼 개발
해외법인 설립·매출 50억원 달성
"평판ID 오남용·신분노출 염려 없어"
김은태 차일들리 대표 "블록체인기술로 n번방 사건 재발 막을 수 있어" [fn이사람]
"자신에게 접근한 사람이 의심스러울 때 평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n번방 피해 여성들은 피의자들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은태 차일들리 대표(사진)는 블록체인 기술은 'n번방' 사건과 같은 성착취 범죄를 방지하고 더 이상 안타까운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고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적어도 범죄를 저지르려는 사람은 다른 어떤 새로운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라며 "확률적으로 착한 사람이 갑자기 사기행각을 벌이진 않고, 사기를 치던 사람이 갑자기 착해지지도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런 근본적인 인간 심리와 통계를 이용해 개인에게 평생 따라다니는 평판을 블록체인 내에서 관리하고, 이를 상시 공개한다면 사기 확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예컨대 한 명의 피해자가 피의자의 평판을 위험 수준으로 떨어뜨려 경고해줌으로써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기술은 n번방·박사방 등 성범죄 문제뿐만 아니라 중고거래 사기 예방 등에도 쓰일 수 있다.
나아가 정치인이나 공직자 등 검증이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지금까지 어떤 궤적을 그려왔는지 더욱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평판ID의 어뷰징(오남용)이나 평가자 신분 노출 염려가 없어 부차적 논쟁에서도 자유롭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로지 블록체인 기술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며 "가능해진다면 도로에서 칼치기(추월한 뒤 급하게 차선을 바꾸는 불법행위)를 일삼는 운전자에게 나쁜 평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너무 정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고 이런 시스템 자체가 또 하나의 부작용을 만드는 것 아니냐고 우려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기술 발전을 가로막지 않았던 덕분에 늦게나마 개선방법을 찾은 게 아닌지 생각한다"며 "애꿎은 기술에 화살을 돌려 지나친 규제와 정책을 만들기보다는 범죄자들보다 더 앞서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일들리는 블록체인 기반의 웹·앱 금융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한양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알약을 개발한 이스트소프트에서 개발자로 재직하다 제2의 카톡, 애니팡을 꿈꾸며 회사를 나왔다. 2012년 서울시 청년창업프로젝트에 발탁돼 창업에 뛰어들었고 회사는 이듬해인 2013년 초 설립했다. 지난해 5월 주식회사로 전환했으며, 그해 연말 미국과 캐나다 법인을 세우고 올 1월엔 영국법인까지 설립했다. 지난해 50억원가량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용자의 90%가 해외 국적이다 보니 올해 사업목표도 '글로벌화'다.
유럽과 캐나다,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해당 지역에서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게 숙제다.

회사명 '차일들리'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함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파벌이나 정치라인 없이 늘 겸손히 배우자는 취지로 지었다.
창업 이후 30개국 뉴스 클러스터링, 디지털자산 마이닝 풀, 디지털 자산 지갑 서비스인 '비둘기 지갑' 등을 내놓으며 가상자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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