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北 최고인민회의, 코로나 대응과 정면돌파전에 '집중'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3 16:07

수정 2020.04.13 16:07

김정은, 최고인민회의에 모습 드러내지 않아
올해 지출예산 106%..자력갱생 대진군 추동
코로나 대응, 보건예산 전년比 7.4% 늘려잡아
인선 측면에선 김여정, 리선권 약긴 눈에 띄어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가 4월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2020.04.13.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가 4월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2020.04.13.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2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에서는 '정면돌파전' 수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주민생활과 관련된 법령들이 일괄적으로 처리됐다. 다만 이번 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3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최고인민회의가 평양 만수대에서 개최됐다고 밝히며 지난해 연간 공업 총산생계획 108% 성과 등 인민경제계획의 초과 달성 성과를 냈다며, 올해는 자력자강의 정신을 통한 정면돌파전과 내각의 통일적 지휘를 강조했다.

■北 정면돌파전 지원-코로나19 대응 예산 편성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은 올해 지출예산을 전년대비 106%로 늘려 잡았다.
"실제적 생산 앙양을 일으키고 인민생활을 개선, 자력갱생 대진군을 추동하기 위한" 방편이다. 북한은 지출총액의 절반가량을 경제건설에 투입, 정면돌파전을 위한 경제 자력갱생에 투입할 계획이다.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회는 "올해 국가예산은 경제전반을 정비보강하고 인재육성과 과학기술발전에 투자를 집중해 인민경제의 자립적 토대를 더욱 강화하며 사회주의문명건설과 국가방위력을 튼튼히 다지기 위한 우리 인민의 정면돌파전을 재정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국가예산수입과 지출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해 국가 수입이 전년 대비 4.2% 증가하고 지출은 6%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면서 특히 올해 보건부문 지출은 지출 평균 증가율을 상회하는 7.4%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등 세계적 전염질환 확산에 따른 대비 차원으로 예산 증액으로 풀이된다.

■내·외부 충격에 "자력갱생, 보건 방역사업 강조"
실제로 북한은 코로나19 같은 중대한 감염병 사회 확산을 위기로 인식, 올해 보건부문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 평양종합병원을 비롯한 중요건설대상을 기한 내에 무조건 끝마친다는 계획이다.

이어 내각은 "보건부문에 힘을 넣어 각급 치료예방 기관들을 보건 의학적 요구에 맞게 잘 꾸리고 제약공장, 의료기구공장들을 개건 현대화하는 것을 비롯해 보건부문의 물질 기술적 토대를 강화하는 사업을 실속 있게 진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사업 체계와 질서를 합리적으로 정돈하고 국가의 경제 조직자적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면서 국가의 자원, 자금원천을 장악하고 나라의 경제를 통일적으로 관리, 운영할 수 있는 자금력, 집행력을 확보하는데 힘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지하자원을 국가적으로 개발 이용하는 엄격한 규율과 수산자원을 보호 증식시키기 위한 강한 대책을 세우겠다"면서 "전반적인 무역활동을 원만히 보장하는 원칙에서 사업체계와 질서, 방법을 혁신하며 수출입활동에서 엄격한 규율과 질서를 세워 나라의 경제적 이익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04.12.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04.12.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김정은, 최고인민회의 불참..위상과 격 하락?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 참석했지만 최고인민회의는 참석하지 않았다. 최고인민회의의 격이 예전보다 떨어졌음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 최고인민회의에서 대의원 자격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날 통일부는 북한이 지난 12일 예정보다 이틀 늦게 최고인민회의를 열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을 것에 대해 "내부 정치 일정을 감안해 개최시기를 조정한 것으로 보이며 김 위원장이 대의원직도 없고 그동안 회의에 매번 참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北 권력지형 변화, 기존 대미대화 라인 퇴진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북한의 새로운 권력 지형을 가늠해볼 수 있는 국무위원회 위원의 인선의 변화가 엿보였다. 이번 인선에서 북·미 대화 난항과 관련된 인물들을 물러났고 전술무기 개발에 관여한 이들을 전면에 서게 됐다.

리선권 외무상과 김형준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신형무기 개발을 맡았던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정관 인민무력상, 김정호 인민보안상은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국무위원회 위원이 됐음이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교체됐던 기존 북한 주요 인사들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국무위원회 위원에도 함께 진입했다.

실제로 이들의 부상과는 달리 최부일 인민보안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태종수 군수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교체된 것으로 알려진 전직(前職) 인사들은 국무위원회 위원에서 해임됐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초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에서 외무상에 임명된 리선권이 도약이 눈에 띄었다.
군부 출신인 그는 대남-대미 강경론자로 알려졌다. 그는 파격 승진 후 조선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어 당연직 성격인 국무위원회 위원 직위까지 받게 됐다.


그동안 북·미 대화의 최전선에서 협상을 주도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경우 별도로 이름이 언급돼진 않았지만 연단 위 주석단에 앉아 있는 모습에서 국무위원 지위는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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