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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합의에도 국제 유가 추락, 18년만에 최저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6 10:55

수정 2020.04.16 10:55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로이터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가 남아도는 석유 재고와 수요 감소에 대한 걱정 때문에 1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과잉공급 불안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에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2%(0.24달러) 하락한 19.8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WTI 가격이 2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장중 6% 가까이 급락했으나 16일 새벽 기준 2.53% 반등해 배럴당 28.35달러로 거래됐다.

이날 유가는 시장 내 과잉공급이 수치로 드러나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 집계에 의하면 지난 10일까지 1주일간 미국 내 석유 재고는 1920만배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측한 수치(1202만배럴 증가)를 크게 넘어서는 양이었다. 같은날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세계 187개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격리 조치가 진행됐다며 그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세가 올해 안에 뒤집히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IEA는 관련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에 여행 제한이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2020년 세계 석유 수요가 전년 대비 일평균 930만배럴 감소해 지난 10년간 누적된 수요 증가분을 거의 다 지워버릴 것이다"고 경고했다. IEA는 이달의 경우 세계 석유 수요가 일평균 2900만배럴 줄어들어 1995년 이후 25년만에 가장 낮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OPEC+)들은 지난 12일 긴급회의에서 다음달부터 일평균 970만배럴씩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업계에서는 감산량이 부족하다며 시장 내 과잉공급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IEA는 15일 보고서에서 감산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석유 재고가 일평균 1200만배럴씩 쌓일 것이며 이러한 재고는 유조선 및 송유관 등 석유 유통망 전반을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유가가 곧 반등한다는 긍정론도 있다. 댄 브루예트 미 에너지 장관은 15일 현지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유가는 만약 OPEC+가 일평균 약 1000만배럴에에 달하는 감산에 합의하지 못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낮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생각에 우리는 바닥을 찍었을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는 OPEC과 나머지 주요 20개국(G20)이 나눈 감산 논의는 현재 유가 상황을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루예트 장관은 "적어도 미국에 있어 감산의 목적은 유가 반등을 노린 것이 아닌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족에 따른 결과로 인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시장이 계속 하락해 유가가 한 자릿수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유가로 붕괴 위기에 몰린 미 셰일 석유 업계에 대해서는 "이제 반대 상황이 올 때 셰일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재 업계에서 부채가 매우 심한 기업들이 있고 몇몇 기업들은 현재 이 특별한 상황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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