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치매 정복에 한걸음… 치매모델 실험쥐 개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1 12:05

수정 2020.04.21 12:05

뇌 속 뭉치는 타우단백질 조기 포착 가능
KIST 연구진이 성공해 실험쥐 수입 대체
실험쥐. 게티이미지 제공
실험쥐.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치매 치료 신약개발 연구에 필요한 동물모델을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현재 이 동물 모델을 이용해 국내 제약사와 함께 치매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치매DTC융합연구단 김윤경, 임성수 박사 연구팀이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뇌 신경세포 속 타우 단백질이 뭉쳐지는 초기단계부터 관찰할 수 있는 실험쥐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와함께 연구진은 이미 새로운 치매 치료제 개발에 상당한 진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윤경 박사는 이날 "이번 논문에는 이미 알려진 물질로 실험쥐를 평가했지만 곧 새 치매 치료물질을 이용한 연구성과 논문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의 핵심 요인이다.
타우 단백질이 건강한 경우에는 뉴런의 활동을 지지하지만 서로 뭉치면서 변형될 경우 뇌 기능을 손상시킨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치매DTC융합연구단 김윤경, 임성수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치매모델 실험쥐는 타우 단백질이 뭉쳐지면 형광물질이 작용해 초기단계부터 관찰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치매DTC융합연구단 김윤경, 임성수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치매모델 실험쥐는 타우 단백질이 뭉쳐지면 형광물질이 작용해 초기단계부터 관찰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치매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뇌 세포에 이상이 생기는 초기단계가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이 개발한 치매모델 실험쥐는 타우 단백질이 뭉치는 초기단계부터 형광물질을 이용해 관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로인해 약물 효능 평가가 가능해 연구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 성과로 전량 수입해 왔던 치매모델 실험쥐는 국산으로 대체가 가능해졌다. 그동안 수입한 실험쥐는 치매를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이 뭉치는 단계가 이미 많이 진행한 뒤에나 관찰이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타우 단백질 응집을 관찰하는 방법은 실험쥐의 뇌를 꺼내 봐야만 했다. 이때 처리과정에서 단백질의 변화가 많이 일어나 정확한 연구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치매모델 실험쥐를 통해 단계별로 정량적 모니터링에 성공했다. 어린 실험쥐는 타우 단백질이 뭉쳐 올리고머가 생성돼도 세포 자체적으로 분해·제거하는 시스템이 가동됐다.
생쥐가 나이가 들수록 올리고머의 분해·제거 기능이 떨어져 타우의 뭉침이 가속되고 신경이 퇴화하는 것을 관찰했다.

김윤경 박사는 이날 "이번에 논문을 발표했기 때문에 여러 연구자들과 실험쥐를 공유하고 타우 단백질의 초기 뭉침현상을 타깃으로 하는 많은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프로그레스 인 뉴로바이올로지' 최신 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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