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삼성전자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경기 용인의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으로부터 대량의 물이 유입되는 오산천에서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수달은 먹이가 풍부하고 물이 깨끗한 하천에서 서식하는 희귀한 야생동물로, 오산천의 생태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서식을 하게된 것으로 보인다.
오산천은 경기 용인부터 평택까지 흐르는 약 15km 길이의 국가하천으로, 199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물놀이를 하던 지역 생태계의 중심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주변 지역이 급속히 도시화되면서 수질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악취가 나면서 주민들의 발걸음이 끊겼고, 하천을 관리하는 오산시에서조차 "거대한 하수구로 변했다"고 했다.
수달을 포함한 야생동물들이 서식할 만한 환경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오산천이 제 모습을 찾은 건 인근에 반도체 공장을 둔 삼성이 나서면서다. 삼성전자는 기흥사업장의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물을 1일 평균 4.5만t 가량 방류했다. 수질은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사용한 물은 국가에서 정한 수질 기준보다 엄격하게 정화해 지역 하천으로 방류하고 있다"고 했다.
수량이 부족해 사실상 썩은 물이었던 오산천에 깨끗한 물이 유입됐고, 곧바로 수질 개선으로 이어졌다. 그러자 고라니, 삵, 너구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오산천에 돌아왔다.
최근 삼성전자측이 수달 전문가들과 확인한 결과, 오산천에서 수달의 것으로 추정되는 배설물과 발자국이 발견됐고 설치된 관찰 카메라에 수달의 모습이 포착됐다.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 박사는 "오산천은 여러 도시가 밀접해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달이 나타났는데, 이는 매우 특별한 사례"라고 했다. 지자체도 합심해 하천 정비에 나서면서 최근엔 오산천에서 여러 행사들이 진행되는 등 지역 주민들도 다수 찾는 지역 생태계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지역 하천 살리기에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한다는 방침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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