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당선人터뷰]이미지 전략 전문가 허은아 "흔들리는 보수 품격 살려야"

뉴시스

입력 2020.04.28 06:31

수정 2020.04.28 06:31

'브랜드 이미지' 전문가, CIM학위 국내 최초 취득 한국당 영입인재에서 비례대표 마지막 당선자로 "이왕 하는 거 모든 걸 던져 보수 살리겠다 결심" "보수, 품격·정체성 잃어…차도남에서 차무남으로" "보수 실패 종합 컨설팅받는 공부 모임 만들고파" "즐거우면서 강한 정치 추구…보수 통합도 관심" "배려하고 양보하며 보수 정체성 다시 고민해야"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19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허은아 당선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2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19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허은아 당선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2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주 최서진 기자 = 허은아 미래한국당 당선자는 정치권에서 보기 힘든 '이미지 전략' 분야 전문가다. 20대 시절 창업해 20년 이상 브랜드 이미지를 연구했고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과 '예라고' 대표이사, 국제브랜드이미지협회(IABI)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미지 컨설팅 분야 국제 인증 최고학위인 CIM 학위(Certified Image Master)를 세계에서 14번째이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취득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해 화제가 됐다. 그런 그녀가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영입인재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허 당선자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19번을 받아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이를 두고 27일 뉴시스 취재진을 만나 "마지막 순번으로 당선된 게 국민들의 보수에 대한 마지막 기대가 아닐까 싶어 어깨가 무겁다"고 밝혔다.

다음은 허 당선자와의 인터뷰 요지다.

-마지막 번호로 당선돼 더 뜻 깊을 것 같은데, 소감은?

"당선 소식을 들었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보수가 참패해 슬펐다가 제가 당선되니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론 같이 뛰었던 다른 후보들에게 미안했다. 마지막 순번이란 점에서 국민들이 제게 숙제를 주신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당선된 후 최근까지 어떻게 지냈는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4년 전 국회 상황에 대한 기사와 책을 읽으며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심혈을 기울여 보좌진 구성을 끝냈다. 저는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국회에서 보수 통합에 힘을 쏟고 싶어 보좌진도 그에 걸맞게 꾸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행정관이나 홍준표 전 당 대표를 보좌한 인물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이들 대부분이 80~90년대생이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19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허은아 당선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2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19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허은아 당선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27. kmx1105@newsis.com

-'이미지 전략'에 몰두하다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보며 충격을 받았다.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가 무너지는 와중에 보수도 폭망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때 마침 한국당 인재영입위원장께서 저를 찾아오셨다. 보수가 잘못한 것을 말씀하시면서 함께 바꿔 나가자고 하시더라. 특히 지금 이미지 전략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란 말씀도 하셨다. 처음엔 여러번 거절 했지만 그런 말들에 감동을 받아 마음을 다잡았다. 망신을 당하더라도 이왕 하는 거 모든 걸 던져 보수를 살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미지 전략'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 어떻게 정치와 접목할 수 있을까.

"이미지 전략이란 미디어와 콘텐츠, 마케팅 등 PI(President Identity) 관리와 위기 및 평판 관리 등이 어우러진 개념이다. 기업의 이미지 전략이란 소비자와 조직원의 사랑을 받는 방법을 말하는데, 국회도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 주요기관 신뢰도 조사를 보니 국회가 2.4%로 최하위라고 하더라. 슬픈 얘기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리더가 좋은 사회를 만든다고 생각해왔다. 리더 자체의 이미지가 기업 이미지를 대신하는 것처럼 정당 리더들의 이미지가 대한민국 이미지를 대신한다고 믿는다."

-이미지 전략 전문가로서 미래통합·한국당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국회에 와 보니 당내 막말 논란으로 국민 비판을 받고 있지만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더라. 많은 분들이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를 느끼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 기업 이미지 전략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성실하다고 말하지 말고 성실함을 보여라'라고. 기업에서 성실함은 어떻게 보일까? 지각하지 않는 것, 서로 인사 잘 하는 것, 약속 잘 지키는 것 등 기본을 지키는 데서 시작할 것이다. 국회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또 하나는 국민과의 소통법이다. 그게 아쉽다. 국회에 들어가면 다른 의원들과 이런 소통법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

-보수 정당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수로서 품격과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로는 보수가 보수에 대한 정의를 잘못 내렸다고 봤다. 보수가 추구하는 방향이란 열심히 일하고 공부한 만큼 돈 버는 것 아닌가. 저도 바닥부터 열심히 노력해왔다.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서 그런 게 잘못된 게 아니지 않나. 그런데 언제부턴가 열심히 돈 벌어 쓰는 것에 눈치를 보게 된 것 같다. 인기를 따라가려 하다 보니 어느새 보수의 품격을 잃은 것 아닌가 싶다.

또 보수 이미지는 '차도남(차갑지만 매력있는 도시 남자)'과 같았는데 지금은 능력도 없고 멋지지도 않은 차갑기만 한 '차무남' 같다. 정말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실행하고 성장하고 커나가는 진정한 보수를 보여주는 리더가 필요하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19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허은아 당선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2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19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허은아 당선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27. kmx1105@newsis.com

-관심있는 국회 상임위원회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다. 이미지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매체다. 최근 매체들은 TV를 넘어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해졌다. 'n번방' 사건도 텔레그램이란 매체에서 이뤄지지 않았나. 그동안 매체에서 콘텐츠가 어떻게 자리잡고 확산되는지, 어떻게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지 고민했온 만큼 21대 국회에서는 과방위에서 그 고민을 이어가고 싶다. 다른 의원들보다 제가 SNS 등 여러 매체에 익숙한 만큼 그동안 현실과 맞지않게 잘못 만들어진 법안은 없는지, 새롭게 필요한 법안은 없는지 살펴보려 한다."

-국회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각계각층 전문가를 모아 보수 실패에 대한 종합 컨설팅을 받는 공부 모임을 만들고 싶다. 물론 당 내에서도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있겠지만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과 합쳐지면 진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지.

"허은아식 정치를 하고 싶다. 즐겁고 재밌지만 강한 정치 말이다. 매일 싸우고 어깨에 힘준다고 힘센 게 아니다. 오히려 웃고 여유로운 사람에게서 파워가 나온다. 또 보수진영을 제대로 통합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물론 선거를 앞두고 보수를 통합했지만 완전히 이루진 못했다. 한 번에 이루는 것은 없으니까. 첫발을 디딘 만큼 저도 그 과정에 일조하고 싶다. 여기에는 양보가 병행돼야 한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며 보수 정체성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19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허은아 당선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2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인 19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허은아 당선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27. kmx1105@newsis.com

-당내에서 안타까운 낙선자와 기대되는 당선자를 꼽자면?

"제가 19번이다 보니 다음 번호인 20번에게 너무 미안했다. 20번은 당직자여서 선거 기간 후보자와 당직자 역할을 병행해왔다. 제 당선 소식을 듣는 순간 20번 후보의 얼굴이 떠오르더라. 활약이 기대되는 분은 너무 많아 한 분을 꼽기가 어렵다. 게다가 선거 준비하면서 같이 일해와서 누굴 꼽자니 다른 누군가 서운할 것 같다. 선택하지 않겠다. 하하."

-정치하는 것을 가족들이 반대하지 않았는지.

"고등학교 2학년인 딸이 제일 많이 반대했다. 그런 딸이 지금은 제게 기사 댓글에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격려해주더라. 이왕 하는 거 부끄러운 정치인이 되지 말라고 응원도 해준다. 그런데 정치 두 번은 하지 말라고 하더라."

-21대 국회에 임하는 각오는?

"웃으며 즐겁게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국민들께 보여주고 싶다.
일각에서는 이를 치열해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이 오히려 웃을 수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 당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될지 모르지만 맡겨 주시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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