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새책]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03 23:34

수정 2020.05.03 23:34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 / 크리스티앙 파쥬 / 김영사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 / 크리스티앙 파쥬 / 김영사
[파이낸셜뉴스] 크리스티앙 파쥬는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태어나 스위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군 제대 후 스무 살부터 파리에서 살면서 노숙인과 불법 체류자들을 위해 투쟁했고, 엠마우스를 설립한 피에르 신부의 지원을 받아서 유엔 해비타트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20대 중반에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면서 투사로서의 삶을 접고 유명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로 일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자의 삶은 풍요롭고 평탄했다. 깨끗한 아파트에서 살았고, 아들이 있었으며, 자신의 일을 사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결혼 생활이 깨지고 직장을 잃은 후 살던 집에서 쫓겨나면서, 크리스티앙 파쥬는 거리로 내동댕이쳐졌다.

2015년부터 3년 반 동안 그는 거리에서 세 번의 겨울을 보냈다. 좀도둑과 술주정뱅이, 가출한 아이들, 선교회의 요리사, 착한 사마리아인, 하룻밤을 재워주겠다는 뉴스 앵커, 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노인들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삶이란 무엇인지 되묻고 주저앉은 무릎을 다시 일으켰다. 그리고 2015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파리 테러의 한복판에서, 피에르 신부가 창립한 엠마우스 노숙인 쉼터에서, 가족에게 누가 될까 봐 흔적 없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노숙인을 보며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이 책은 저자가 대도시 거리에서 겪은 '바닥 생활기다. 삶과 죽음, 선과 악, 고통과 번민에 관한 글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총 5개의 장으로 나뉜 페이지에는 시기별, 주제별, 인물별로 다채로운 이야기가 스며 있다. 가난의 비참과 경멸의 시선을 견디며 써 내려간 글들은 어쩌면 당신이 겪게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혐오가 극심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서사다.
"악행을 일삼으면 삶이 지옥이 되고, 선행을 베풀면 반드시 돌아온다"고 저자는 말하며 독자들에게 "대도시에 사는 우리가 외면하는 삶은 무엇인가", "우리는 착하게 살 필요가 있는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내야 할 것인가" 묻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