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매출 95% 넘게 줄어…반값 임대료에도 살아남기 힘들다" [코로나19 대진단 산업지형이 바뀐다]

김서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0 16:35

수정 2020.05.11 12:56

(6) 셧다운 위기 인천공항
연관산업까지 도미노 붕괴
차 구경하기 힘든 주차대행업체
하루 접수 1300건에서 10건으로
180명이던 현장직원도 9명 남아
면세점 문은 열었지만 손님 없어
식음료매장, 이달까지 임시휴점
생산유발효과 51조5000억 감소
일자리 47만개 사라지는 타격
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체크인카운터가 영업을 중단한 모습. 사진=김서원 기자
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체크인카운터가 영업을 중단한 모습. 사진=김서원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지하 3층 주차대행사가 할당받은 구역이 텅 비어 있다. 사진=김서원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지하 3층 주차대행사가 할당받은 구역이 텅 비어 있다. 사진=김서원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입점한 식음료 점포들이 코로나19 확산에 이용객이 급감하자 휴점한 모습. 4월에 이어 5월도 떠밀리듯 휴점에 돌입해 휴업 기간을 수정하지 못한 입간판이 걸려 있다. 사진=김서원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입점한 식음료 점포들이 코로나19 확산에 이용객이 급감하자 휴점한 모습. 4월에 이어 5월도 떠밀리듯 휴점에 돌입해 휴업 기간을 수정하지 못한 입간판이 걸려 있다. 사진=김서원 기자
【 인천=김서원 기자】 지난 6일 오후 12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지하 3층 주차장. 하루 평균 1200~1300대가 빼곡히 차던 주차대행 전용구역이 어둠과 적막으로 가득했다. 이곳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지정 공식 주차대행 업체인 하이파킹이 인천공항으로부터 할당받은 주차구역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인천공항을 강타하면서 지금은 하루에 겨우 10여대만 접수되고 있다. 이마저도 공항 상주직원 소유 차량이 대다수다. 이 업체는 지난해 7월 제1여객터미널 지정 공식 주차대행사로 선정됐는데 그 당시 고용된 현장직원 수는 180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자 무급휴직과 권고사직을 통해 현재 9명으로 줄었다. 24시간 3교대 운영이 가능한 마지노선 인력만 남겨둔 것이다. 인천공항 여객 수요에 의존하던 매출이 수직 낙하한 탓이다. 3월 한달 주차대행 접수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7%로 급감하더니 지난달엔 0.6% 수준으로 바닥을 쳤다.

오재수 하이파킹 소장은 "매출이 더 떨어질 곳도 없는데 외국에서 입국을 막고 비행기가 못 뜨니 5월도 막막하기만 하다"면서 "매출이 95% 이상 줄면서 50% 감면된 임대료를 내기에도 벅차다"고 호소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이 셧다운 위기에 몰리면서 면세점, 주차대행사와 같은 공항 입점업체들은 그야말로 고사 직전으로 내몰렸다. 코로나19 쇼크에 따른 여객 수요 급감과 전 세계의 입국금지 조처로 국제선 비행기 90% 이상이 뜨지 못하자 지난달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은 2000명대로 주저앉았다. 인천공항 개점 이후 사상 최저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급기야 2003년 이후 17년 만에 첫 적자를 볼 것으로 예고했다. 올해 국적 항공사 매출은 전년 대비 수조원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글로벌 항공사들의 총 매출이 2520억달러(약 310조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면세점은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였다. 마스크를 낀 직원들만 매장 카운터에 앉아 있을 뿐 쇼핑하는 고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입출국장 식음료 입점업체 상황은 더 심각했다. 임시휴점 안내판만 내걸린 채 불이 꺼져 있는 점포가 대다수였다.

4월에 이어 5월도 떠밀리듯 휴업을 연장한 탓에 안내판을 수정하지 못해 휴점기간을 아직도 4월 말까지로 명시한 채 문을 닫은 곳도 눈에 띄었다. 4층에 있는 카페 '브알라'의 감이슬 매니저(28)는 "매출이 80% 이상 줄면서 영업시간을 대폭 단축했다"면서 "코로나19 이전엔 직원이 3명이었는데 2명을 무급휴직 보내고 지금은 혼자서 일한다"고 했다. 3층 출발층의 한 의류 판매점포에서 18여년간 근무한 매니저 A씨도 매출 관련 질문에 "손님이 거의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2·4분기 항공업계 전망은 더 암울하기만 하다. 인천공항공사는 항공수요 감소세가 지속돼 2·4분기 국제선 여객이 전년 대비 약 97.8%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전에 돌입하며 국내 항공사들의 매출이 80% 하락할 경우 진에어를 제외한 모든 항공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려 9월을 넘지 못하리란 암담한 전망도 나온다. 항공수요 급감의 여파는 항공산업 생태계 전체를 연쇄적 위기에 내몬다.
인천공항공사는 국제선 여객 79.8% 감소 시 생산유발효과 약 51조5000억원이 떨어지고 취업유발효과 약 47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