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창문 필름이 더우면 열 반사하고 추우면 흡수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3 13:38

수정 2020.05.13 13:38

스마트윈도우가 한여름 적외선 70% 차단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탄소소재응용연구그룹 김대업 박사가 스마트 윈도우 필름 시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탄소소재응용연구그룹 김대업 박사가 스마트 윈도우 필름 시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더운 날에는 태양열을 반사하고 추운 날에는 흡수하는 스마트윈도우용 필름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향후 자동차나 온실, 옥외 디스플레이용 필름까지 응용분야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탄소소재응용연구그룹 김대업 박사 연구팀이 외부 기온에 따라 태양광 적외선 투과율을 스스로 조절하는 스마트 윈도우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여름철 고온에서는 적외선을 최대 70% 차단해 냉방효율을 끌어올리고 겨울철 저온에서는 적외선을 최대한 받아들여 보온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윈도우는 기온 변화에 자동 반응하는 소재 특성상 별도의 외부 전원과 전력 구동 회로가 필요 없어 제작비용이 저렴하다. 또한 창호뿐만 아니라 유리창에 덧붙이는 필름 형태의 플렉시블 제품도 생산 가능해 사용자가 쉽고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다.

현재 50㎝ x 50㎝ 크기의 필름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며, 향후 1m x 1m 크기의 대면적 필름을 고속 생산에 유리한 롤투롤 공정을 통해 저렴하게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원도우는 특정 온도에서 가시광선은 투과시키지만 적외선을 차단하는 특성을 지닌 열변색 소재 '이산화바나듐'을 사용했다.

기존 이산화바나듐 박막은 68℃ 수준에서 적외선을 반사하는 특성을 보여 이보다 온도가 낮은 상온에서는 스마트 윈도우 소재로 활용하기 어렵고, 결정성이 낮아 반사 효율도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북본부 소속 연구원이 스마트 윈도우 필름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북본부 소속 연구원이 스마트 윈도우 필름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이산화바나듐 소재에 도핑물질을 첨가해 적외선 반사 온도를 23℃ 수준까지 낮췄으며, 이 소재로 만든 용액을 코팅해 박막을 만들고 40~ 60℃ 사이의 저온 영역에서 제논램프의 광에너지로 이산화바나듐 나노입자를 소결, 결정성을 높임으로써 적외선 반사효율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공정을 통해 기존 열처리 공정 대비 소결시간을 1만분의 1 수준 이하로 단축시켰고 제조비용도 약 40% 이상 절감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김대업 박사는 "적외선 램프를 활용한 시제품 비교 평가 결과 스마트 윈도우 필름 부착 여부에 따라 실내 온도차가 13℃ 가량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스마트 윈도우 제작비용 감소와 설치 편의성 증대에 초점을 두고 2016년부터 자체 연구비로 개발에 착수해 4년 만에 성과를 냈다. 국내 특허 9건과 해외 특허 3건을 출원해 우수특허 1건을 포함한 국내 특허 4건이 등록되고, 게재된 SCI 논문 10편 중 4편이 우수논문에 포함되는 실적을 냈다.


또한 2019년 12월 액정 필름 제조 전문기업 ㈜큐시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건축 창호용 필름 양산을 준비 중이며, 현재 다른 전문기업 2곳과 추가 기술이전을 협의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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