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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 장기침체 터널에 갇히나…파월 "어느 때보다 심각"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4 15:53

수정 2020.05.14 15:5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사진=뉴스1 외신화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사진=뉴스1 외신화상


[파이낸셜뉴스]미국 경제가 장기침체 터널에 들어서고 있다. 코로나19사태로 각종 경제지표가 뒷걸음질치고 실업률이 치솟아 단기간 경기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러한 비관론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가세했다.

13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주최 화상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하다"며 "이번 경기하강의 범위와 속도는 전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기존 경기 순환성 침체와는 성격이 다르다"면서도 "저성장과 소득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기업과 가계가 파산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수 년 동안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월의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도 경제 회복속도는 매우 느릴 것으로 내다봤다. 파월 의장의 강한 발언에 놀란 뉴욕증시는 이날 큰폭으로 내렸다.

실제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은 줄줄이 하락세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4.8% 역성장했다. 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2014년 이후 6년만이다. 지난 4월 미 실업률은 14.7%로 대공황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월대비 0.8% 하락해 두 달 연속 떨어졌다. 2008년 12월 이후 낙폭이 가장 커 디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2·4분기에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미 전역의 경제활동이 4월 한달간 멈춰 선 것을 감안하면, 2·4분기 지표는 더욱 암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2·4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32.3%로 추락하고, 올해 성장률은 마이너스 6.6%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이코노미스트 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골드만삭스는 이보다 더욱 심각한 전망치를 내놨다. 올해 미국 2·4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39% 급감하고, 실질 실업률은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게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이 예상한 미 실질 실업률 25%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관건은 3·4분기 이후 반등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여부다.
경기 부양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본, 유럽 다수 국가가 국채 기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이유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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