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투어 2년차' 박현경, 포스트 코로나19 세계 1호 챔프..KLPGA선수권대회 우승(종합)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7 15:47

수정 2020.05.17 16:15

생애 첫승 메이저대회로 장식
임희정.배선우 1타차 따돌려
"작년 마음고생 털어냈다"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 산길·숲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KLPGA 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박현경이 5번홀에서 아이언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LPGA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 산길·숲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KLPGA 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박현경이 5번홀에서 아이언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LPGA
【양주(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우승하지 마라."
스윙코치인 이시우프로 밑에서 동문수학 중인 여자골프 세계래킹 1위 고진영(25·솔레어)이 최종 라운드 전날밤 해준 조언이다.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에 임하라는 중의적 표현이었던 것. 그 조언에 힘입어서였을까, '투어 2년차'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이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했다. 박현경은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 산길·숲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KLPGA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6개를 솎아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박현경은 아마추어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임희정(20·한화큐셀)과 배선우(26)의 추격을 1타차 공동 2위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 2억2000만원과 대상 포인트 70점을 획득, 2개 부문 1위에 자리했다.

선두 임희정에 3타 뒤진 공동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간 박현경은 전반에 보기 1개에 버디 3개로 2타를 줄여 선두를 2타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10번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151야드를 남기고 날린 두번째 샷이 그린 왼쪽 숲쪽으로 떨어진 것. 세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핀까지는 4야드.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파퍼트를 성공시켜 위기에서 벗어났다.

기세가 오른 박현경은 11번(파5), 12번홀(파3), 13번홀(파4)에서 이른바 '사이클 버디'를 잡아 그때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한 임희정을 2타 차이로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임희정이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타차로 바짝 따라붙었으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나머지 3개홀에서 파에 그쳐 선두 추격에 실패한 것. 박현경은 17번홀(파3)에서 또 다시 위기를 맞았으나 2m가량의 파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현경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인 부친 박세수씨(51)의 영향으로 8세 때 골프에 입문했다. 부친이 전북 익산에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한 것이 자연스런 계기가 됐다. 부친은 이번 대회서 캐디로 나서 딸의 생애 첫승을 이끌었다. 박현경은 2016년엔 최혜진(20·롯데)과 함께 세계여자아마추어 팀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을 이끌었다. 2015년 송암배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29언더파 259타를 쳐 국내 아마추어 72홀 최소타 우승 기록을 보유한 기대주였다. 루키 시즌이었던 작년에는 우승없이 상금 순위 23위로 가능성을 보였다.

경기를 마친 뒤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박현경은 "지난해 동기들이 많이 우승해 내색은 안 하려고 했지만,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이런 순간을 생각하면서 훈련했다"며 "동계훈련 열심히 했다. 이런 결과로 이어져 정말 기쁘다"고 눈물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어제 3라운드 마치고 응원 메시지가 많이 왔다. 내가 이렇게 많이 응원을 받는다는 자체가 감사했다. 첫 대회부터 생각지도 못한 우승이 나왔다. 그래도 욕심이 나는 타이틀은 평균타수상이다.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해서 그 상을 꼭 받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새로운 후원사인 한국토지신탁을 비롯한 스폰서와 든든한 후원자인 가족,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빠트리지 않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서 활동하는 김효주는 보기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 7타를 줄인 이소영(23·롯데)과 함께 전날보다 11계단 상승한 공동 4위에 입상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최혜진은 3타를 줄여 공동 9위(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핫식스' 이정은(24·대방건설)도 8언더파 맹타를 휘둘러 37계단 상승한 공동 15위(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효주와 이정은 등 LPGA투어파는 당분간 국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