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개미 투자 행진 여름까지 간다"… 증시대기 예탁금 43조넘어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7 16:38

수정 2020.05.17 17:10

부동산서 주식으로 투자처 이동
지난 4일 하루 1조7000억 매수
삼성전자 9조4946억… 매수 1위
코스닥에선 씨젠 2269억 사들여
올들어 코스피서만 28조 매수
신용잔고 9조8665억… 꾸준히↑
전문가 "개인 투자 여력 충분해"
"개미 투자 행진 여름까지 간다"… 증시대기 예탁금 43조넘어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나홀로'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만 28조원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지난 4일에는 하루 1조7000원 가까운 매수 우위를 보이며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개인의 '실탄 여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인의 투자 여력은 아직도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에서 주식으로의 투자처 이동 측면에서 당분간 개인의 투자자금 유입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8조4323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조273억원, 8조393억원을 순매도 했다.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5조61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양 시장을 합쳐 33조원이 넘는 자금을 국내 증시에 투입한 것이다.

개인이 올해 코스피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9조4946억원)였고, 삼성전자우선주(1조9488억원), KODEX 200선물인버스2X(1조6364억원), KODEX WTI원유선물(H)(1조5544억원)가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씨젠(2269억원), CJ ENM(1513억원), 메디톡스(1407억원), 에코프로비엠(1137억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저금리의 장기화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큰손들 사이에서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과거 위기 상황에 대한 '학습 효과'에 따른 저가 매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투자 여력은 증시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예탁금과 신용잔고로 가늠해볼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3조6583억원 규모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말 27조3384억원 대비 59.7% 증가한 수치다. 신용잔고도 9조8665억원 수준으로, 3월 말의 6조원대, 4월 말의 8조원대 대비해서 꾸준히 늘고 있다. 사실상 개인의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투자 행진이 적어도 여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정부 규제로 부동산 투자가 쉽지 않고, 은행예금은 '제로 금리' 상태이다보니 시장의 자금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며 "적어도 올해 여름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 이후에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든 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이 오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적어도 여름까지는 개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센터장은 "개인들이 '현 정부의 기조가 유지되면 부동산 투자는 미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젊은층에서는 재산을 불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측면에서 나온 대안이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채권이나 예금으로 1%의 수익을 얻는 것보다 이익이 발생하는 기업의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이 상식적인 생각"이라며 "포트폴리오상 자산배분 조정이 시작된 상황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최 센터장은 "과거에도 금융위기나 유럽 재정위기 당시 외국인은 3~4개 분기 연속으로 팔기도 했다"며 "지금도 매도 규모로 봤을 때 다 팔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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